결국 고질이었던 스타트에 발목이 잡혔다.
모태범(25·대한항공)이 11일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로 4위에 그쳤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84, 2차레이스에서는 34초85를 기록했다.
모태범은 플레이 스타일 상 스타트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4년 전인 밴쿠버 대회에서도 모태범의 100m 랩타임은 1차 레이스 9초63, 2차 레이스 9초61로 빠른 편이 아니었다. 모태범은 중후반에서의 스퍼트와 꾸준함을 주무기로 했다. 당시 모태범은 1차 레이스에서 34초92로 2위, 2차 레이스에서도 34초90으로 2위를 차지하며 합계 69초82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적으로 약한 스타트를 중후반 스퍼트와 꾸준함으로 만회하려했다. 그러나 스타트의 벽은 높았다.
모태범은 1차 레이스에서 9초68의 100m 랩타임을 기록했다. 1차 레이스 100m 랩타임에서 9초53으로 1위를 차지했던 나가시마 게이치로(일본)에 비해 0.15초나 늦었다. 1차 레이스 결과 5위권에 든 선수들 가운데서 100m 랩타임이 가장 느렸다. 그렇다고 장기인 중후반 스퍼트를 잘한 것도 아니었다. 1차 레이스 마지막 코너를 돌다 살짝 삐끗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을 손해볼 수 밖에 없었다.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1차 레이스의 아쉬움이 2차 레이스의 부담감으로 이어졌다. 2차 레이스의 스타트도 그리 좋지 않았다. 100m 랩타임은 9초63이었다. 2차 레이스 100m 랩타임 최고를 기록한 얀 스미켄스(네덜란드, 9초53)에 비해 0.1초나 느렸다. 자신의 1차 레이스 100m 랩타임과 비교해서도 0.05초를 줄이는데 그쳤다. 중후반 스퍼트도 좋지 않았다. 결국 2차 레이스는 1차 레이스보다 0.01초가 늦은 34초85에 머물렀다. 동메달을 따낸 로날드 뮬러(네덜란드)에게 0.23초 늦은 기록이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