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동계올림픽 첫 메달이 나온 8일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경기중 흥미로운 장면이 목격됐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정식종목에 채택된 '슬로프스타일'은 스노보드를 타고 슬로프를 내려오며 도약대와 장애물을 이용해 다양한 묘기를 연출하는 '스릴만점' 익스트림 스포츠다. 2013년 세계빙상연맹(FIS) 세계선수권 1위 '핀란드 에이스' 톤테리의 스타트 직전, 코치인 안티 코스키넨이 바지런히 손을 놀리며 크림색 털실로 목도리를 짜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클로즈업됐다. '삐끗' 실수 한번에 메달을 놓치고, 부상 위험도 상존하는 긴장감 넘치는 종목인 만큼, 출발 게이트에서 유유자적 뜨개질을 하는 '강심장' 코치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할 '여름선수'들을 위한 대형 스카프 프로젝트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11위에 그친 톤테리는 "밖에서 보는 입장에선 정말 웃겼을 것같다. '다들 저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 생각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소치동계올림픽 각종 시설과 관련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발 괴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선수들이 직접 찍어 올리는 소위 '인증샷'은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8일엔 미국 봅슬레이 대표선수인 조니 퀸(30)이 트위터에 올린 '박살난 호텔 욕실문' 사진에 스포츠팬들이 경악했다. 호텔에서 샤워를 하던 중 욕실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위기'에 처했다. 문고리를 잡고 흔들어봤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갖고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결국 봅슬레이 추진 훈련 때의 '괴력'을 활용해, 문을 부수고 탈출에 성공했다. 처참하게 부서진 욕실문 잔해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샤워를 하다가 문이 잠겨서 갇혔다'고 썼다. 이 아찔한 멘션과 사진을 수천 명이 리트윗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인 54조원을 투자한 소치올림픽은 초반부터 '칸막이 없는 쌍둥이 변기' '물 안내려가는 화장실' '호텔 녹물 수도' 등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며 연일 진땀을 빼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