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금메달 1개가 걸렸다.
대한민국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10일(이하 한국시각)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소치동계올림픽의 첫 메달 사냥이다.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첫 스타트를 끊는다.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오후 6시45분부터 시작된다. 1500m는 금빛을 노리는 전략 종목이다. 개인 종목 가운데 가장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1500m는 2006년 토리노(안현수)와 2010년 밴쿠버 대회(이정수)에서 연달아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쇼트트랙은 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 여자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13~2014시즌 국제대회에서의 부진으로 남자 선수들에 대한 우려가 있다. 월드컵에서 이한빈(성남시청)이 1500m에서 2위에 올랐을 뿐 다른 3개 종목에서는 모두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설상가상으로 계주 2번 주자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노진규(한국체대)가 팔꿈치 골절과 암투병으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소치올림픽에서는 최악의 경우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처럼 노메달의 수모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고지대 훈련으로 실전 점검을 마쳤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소치에 입성하기 전 해발 1800m에 위치한 프랑스 퐁트 로뮤에서 전지훈련을 펼쳤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선수들의 심폐 지구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1500m에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이 사선에 선다. 신다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1000m, 1500m, 종합에서 모두 우승, 3관왕에 올랐다. 이한빈은 지난해 4월 선발전에서 전체 1위에 올라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2013~2014시즌 월드컵에서는 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했다. 박세영도 기대주로 꼽히고 있다.
러시아의 안현수도 출전한다. 박세영이 예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됐다. 박세영은 "다음 라운드에 올라가는 것만 신경쓰면 된다"며 개의치 않았다.
예선 각 조에선 상위 3명이 준결선에 올라간다. 준결선 조 편성은 예선 기록에 따라 달라진다. 3위 안에만 들면 다음 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어 예선 조 편성이 큰 변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여자는 예선전이 시작된다. 3관왕을 노리는 심석희(16·세화여고)를 비롯해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가 500m에 출전한다. 3000m 계주에는 심석희와 박승희가 '맏언니' 조해리(28·고양시청) 공상정(18·유봉여고)과 함께 짝을 이룬다.
쇼트트랙에 이어 '모태범(25·대한항공) 타임'이 시작된다. 오후 10시 막이 오른다. 무대는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 스피드스케이팅 500m다. 12위에 머문 절친인 이승훈(26·대한항공)의 설욕전이다.
디펜딩챔피언인 그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공교롭게 한-일전이다. 금메달 경쟁을 펼쳐야 할 상대가 일본, 가토 조지(29)다. '미완의 대기'에 불과했던 모태범은 밴쿠버 대회에서 우승 후보 가토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토는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여전히 박빙이다. 지난해 12월 9일 월드컵 4차 대회 500m에서 1000분의 2초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모태범이 34초876, 가토는 34초878을 기록했다. 운명이 얄궂다. 둘은 1차 레이스에서 정면 충돌한다. 모태범은 18조의 아웃코스에 배치돼 인코스의 가토와 함께 레이스를 출발한다. 올시즌에 둘은 같은 레인에서 달려 본 적이 없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을 이끌고 있는 케빈 크로켓(40·캐나다) 코치는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고 선언했다. 모태범은 500m에서 안정적이다.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500m 우승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올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8번의 레이스에서 모두 527점의 포인트를 쌓아 당당히 500m 부문 선두다. 1000m 준비를 통해 향상된 지구력이 500m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500m에는 이규혁(36·서울시청) 이강석(29·의정부시청) 김준호(19·강원체코)가 모태범과 동반 출전한다. 10일 한국의 첫 메달 확률은 90%가 넘는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