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KDB생명, KB스타즈 5연승 저지

by

KB스타즈의 최근 기세는 상당히 무섭다. '진격의 KB'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최근 4연승을 거뒀는데, 상대팀이 우리은행 신한은행 삼성생명 등 4강팀이었다. 최소 9점차 이상이 날 정도로 상당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지난 7일 선두 우리은행을 71대60으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니크 커리가 여전히 위력을 뽐내고 변연하 강아정 홍아란 등 슈터들의 감각이 좋다. 여기에 김수연 정미란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큰 약점이었던 리바운드도 연승 과정에선 그리 밀리지 않았다.

9일 구리실내체육관서 열린 KDB생명과의 경기를 앞두고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아무래도 연승을 하다보니 선수들의 슛감도 좋은 것 같다. 우리팀은 수비가 좀 약하더라도 화끈한 공격으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기에, 선수들에게 찬스가 나면 언제든 던지라고 주문한다. 요즘 잘 맞아들어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B스타즈의 가장 큰 약점은 역시 골밑이다. 센터 정선화가 부상으로 아예 올 시즌 나서지 못하고 있고, 외국인 선수인 커리나 콜맨도 정통 센터는 아니다. 백업센터 김수연과 포워드 정미란이 어느정도 버텨보지만 한계가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서 감독은 "지금처럼 공격이 잘 이뤄진다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힘든 승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 7일 우리은행과의 접전을 끝내고 바로 나서는 경기.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여자농구의 특성상 이틀만에 체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는 9일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KB 선수들은 초반부터 슛감이 좋지 못했다. 전반에만 14개의 3점포를 쏘았지만, 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고감도를 자랑하는 커리의 슛도 림을 외면했다. 전반에만 23-41로 크게 뒤졌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 KDB생명 선수들은 지난 3일 이후 6일만에 나서는 경기라 체력적인 문제는 거의 없었다. 게다가 이날 모그룹인 KDB금융그룹의 홍기택 회장이 부임 후 처음으로 구리실내체육관을 찾았다. 무엇보다 이날 패하면 KB스타즈에 5라운드 전승이라는 대기록을 허용하기에 자존심까지 걸려 있었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한채진 신정자 이연화 등 노장들의 투지가 빛났다. 한채진은 전반에만 3개의 3점포를 모두 성공시키는 등 적중률 높은 슛감으로 18득점, 오랜만에 슈터로서 제 역할을 했다. 신정자는 2쿼터 중반 홍아란의 골밑슛을 막다가 넘어지며 허리 부상을 당해 교체됐지만, 3쿼터부터 다시 나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이연화와 함께 16득점씩 기록했다.

켈리와 제니퍼 등 2명의 외국인 선수는 공격에선 별다른 기여를 못했지만, 주포 커리를 효과적으로 잘 막아냈고 리바운드를 독점하며 골밑을 장악해냈다. 리바운드에서 48-27로 앞선 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결국 KDB생명은 71대64로 승리, KB스타즈의 5연승 도전을 꺾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또 3위 KB와의 승차를 5경기로 줄이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구리=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