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는 편이다.
그런데 신 감독은 4일 한국전력전 이후 상대 외국인 선수인 비소토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비소토가 굉장히 노련하다"며 "툭툭 때리는 것 같지만 워낙 신장이 좋다 보니 블로킹 타이밍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블로킹을 겨냥해 때리는 것도 좋다"고 호평했다.
비소토는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후반기 시작부터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개막전부터 뛰었던 밀로스(몬테네그로)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퇴출을 결정했다. 때마침 현역 브라질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 비소토가 시장에 나와 있었다. 지난해와 달리 배구단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한국전력 프런트도 비소토 영입에 적극 나섰다.
비소토가 합류한 이후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전 패배까지 포함해 1승3패다. 그러나 성적을 떠나 비소토 영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전까지 외국인 공격수는 '파워' 넘치는 스파이크를 앞세웠다. 삼성화재 레오나 현대캐피탈 아가메즈 등을 떠올리면 강력한 공격력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비소토는 새로운 개념의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신치용 감독의 말대로 비소토는 힘들이지 않고 툭툭치는 가벼운 타법으로 스파이크를 한다. 파워보다는 타이밍 싸움으로 블로킹을 이겨낸다. 또 점프한 뒤 블로커의 손위치를 파악해 터치아웃을 유도한다. 무엇보다 토스가 좋지 않을때 러닝 점프가 아닌 투스탭 점프로 올라간 뒤에도 여유있게 공격을 성공시킨다. 2m12의 큰 키를 활용하면서도 힘이 아닌 테크닉으로 무장했다. 비소토의 이런 모습 때문에 배구 전문가들은 '차원이 다른' 공격수로 평가한다.
신영철 감독은 "밀로스보다는 비소토가 안정감이 있다"면서 "쓸데없는 범실이 적어 동료들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동료들도 안정감을 함께 느끼면서 경기력도 자연스럽게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에게도 걱정은 있다. 그는 "현재 비소토의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해 웨이트 훈련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실전 훈련은 전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비소토가 '세계 3대 공격수'라는 평가에 걸맞는 플레이를 서서히 보여주면서 한국전력은 후반기로 치닫고 있는 V-리그에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