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 KB스타즈가 플레이오프행 굳히기에 성공할까. 아니면 마지막까지 가시밭길을 가게 될까. KB의 이번 시즌 운명이 향후 네 경기에 달려있다.
KB는 최근 3연승을 달리며 3위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모니크 커리의 득점이 불을 뿜고있는 가운데, 토종 에이스 변연하까지 최근 제 컨디션을 찾으며 팀이 정상궤도에 올라섰다.
단순한 의미의 3연승이 아니다. 지난달 23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2연패. 하락세로 이어질 뻔 했지만 신한은행과의 백투백 매치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리고 하나외환을 꺾은 뒤 2일 삼성생명까지 잡았다. 이 경기 승리로 4위 삼성생명과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은 3위까지 주어진다. 최근 팀 전력과 분위기를 봤을 때 KB를 가장 위협하는 팀은 삼성생명인데, 삼성생명과 2경기차가 되느냐, 4경기차가 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KB 서동철 감독은 "정말 중요한 경기를 잡았다"며 한숨을 쓸어내렸다.
이제 팀별로 남은 경기는 11~13게임. 특히 KB와 삼성생명이 똑같이 12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는데 4경기 승차라면 뒤집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서 감독은 "방심은 금물"이라고 잘라 말한다.
서 감독은 향후 4경기를 치르면 대략적인 판도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KB는 7일 우리은행전을 시작으로 KDB생명, 우리은행, 삼성생명과 차례로 만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생명전이다. 승리를 거둔다면 어느 정도 3강 안정권에 진입할 수 있다. 물론, 앞선 경기들에서 최대한 승수를 챙겨야 한다. 특히, 우리은행이 막강한 선두라고 하지만 2경기를 모두 내준다면 삼성생명에 희망을 줄 수 있다. 반대로 1승1패만 거둔다 해도 KB는 성공이다.
또 하나 변수는 2위 쟁탈전이다. 1위 우리은행과 2위 신한은행의 양강구도처럼 보이지만 KB가 2위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KB와 신한은행의 승차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KB가 향후 4경기를 잘 치르면 마지막까지 신한은행과 2위를 놓고 다툴 가능성이 크다.
사실 이번 시즌 2위와 3위의 차이는 크지 않다. 3전2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를 때 홈에서 한 경기를 더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KB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픈게 이번 시즌 홈보다 원정에서의 성적이 더 좋다. 하지만 서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서 감독은 "목숨 걸 일은 아니다. 하지만 2위 싸움이 가능하다면 3위보다는 2위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며 "선수들이 홈에서 편안해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우리가 상대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