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점들이 많다. 하지만 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프로야구 10번째 막내구단 KT가 무럭무럭 커나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KT는 프로 선배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진정한 프로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등한 경기를 하며 자신감을 갖기도 했고, 프로 선배들의 차원이 다른 플레이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라고 깨닫는 계기도 됐다.
KT는 6일(이하 한국시각)까지 애리조나에서 총 4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다. '맞선임'인 NC와 세 차례 경기를 했고, LG와 1경기를 치렀다. NC전의 경우 막내팀으로서의 애환을 잘 아는 김경문 감독이 흔쾌히 연습경기를 수락해 성사가 됐으며, LG전도 김기태 감독이 인사차 KT 훈련장을 찾았다가 즉석에서 경기 섭외가 됐다고 한다.
3일 열린 NC와 첫 경기. 아무리 연습경기라지만 KT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KT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첫 경기'라는 긴장감을 줬고, 초반 몸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신용승이 만루홈런을 터뜨리고 황덕균, 안상빈 등 투수진의 호투로 6대6 무승부를 거뒀다. 4일 열린 2차전에서도 비록 5대7로 패했지만 9회말까지 역전을 하겠다는 근성을 발휘해 현장의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5일 열린 LG전에서도 LG가 주축선수들을 제외한 채 경기를 치렀지만 4대5로 분해해 가능성을 봤다.
물론, 벽에도 부딪혔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KT의 모습에 NC가 6일 열린 세 번째 경기에서 주전급 선수들을 총출동시켰다. NC가 1, 2차전을 봐줬다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확실히 주전급 멤버가 모두 출전한 프로 선배들은 확연히 달랐다. 결과는 3대15 대패. '기존 프로팀들과도 해볼 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넘어 조금은 나태해질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선수들에게 울려진 경종이었다.
그렇다면 이 경기들을 지켜본 KT의 수장 조범현 감독의 소감은 어떨까. 사실 조 감독은 KT의 전력, 훈련 상황 등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에 있어 매우 조심스러웠다. 아무리 감독이라고 하지마만 KT 선수들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고,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동안 자체적으로만 훈련을 해왔기에 선수들의 변별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때문에 이번 4차례 연습경기는 조 감독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조 감독은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르며 전반적으로 부족한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며 "이를 통해 선수들이 훈련해야 할 세부적인 부분들을 알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감독이지만 신생팀을 이끌고 있는 만큼 연습경기 한 경기, 한 경기가 자신에게는 소중한 공부의 기회가 됐다는 의미였다.
조 감독은 구체적으로 "배터리들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과 볼배합을 개선해야 한다. 또, 야수쪽에서는 수비에서 조금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훈련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감독은 "몇몇 타자들은 스윙 스피드도 좋아지고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여러 상황들에 대한 적응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하며 이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T는 7일 NC와 미국에서의 마지막 연습경기를 치른다. KT 선수단은 미국 훈련을 마친 후 12일 귀국한다. 13일 하루 휴식 후 14, 15일 이틀간 국내 훈련을 실시하고 16일 대만으로 출국한다. 대만에서는 내달 9일까지 머물며 대만 프로팀, NC, LG 2군 등과 연습경기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훈련 일정의 70% 이상이 실전이다. 그만큼 막내 KT에겐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