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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3년차 서건창의 전훈테마는 욕심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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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의 후광이 사라졌으니 심기일전하길 바란다."

지난달 6일 넥센 히어로즈 시무식에서 이장석 구단 대표가 2루수 서건창(25)에게 당부한 말이다. 이 대표에게 서건창은 특별한 선수이고, 서건창에게 히어로즈는 아주 특별한 팀이다. 테스트를 거쳐 신고선수로 입단해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더니 2012년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백업 2루수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김민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덜컥 주전이 됐다. 서건창은 히어로즈로 이적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도약한 박병호와 함께 야구 전문기업 히어로즈의 젊음과 패기, 도전 정신을 구현한 선수다. 빠른 발을 활용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 견실한 수비와 작전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올 해는 좀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 대표의 말 속에 분발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 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2년차 징크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절반쯤 맞았다. 2012년 127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6리, 1홈런, 40타점, 70득점, 39도루를 기록한 서건창은 지난 시즌에는 86경기 출전에 타율 2할6푼6리, 18타점, 53득점, 26도루를 마크했다. 부상이 있었지만, 모든 기록이 떨어졌다.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서건창은 어떤 생각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서건창은 지난해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두 달 간 발가락 골절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실 초반 타격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3~5월 42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2리. 6월 들어 타격감이 올라왔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서건창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2년차 징크스는 느끼지 못했다. 부상 핑계를 대고 싶지 않지만 만약 부상이 없었다면 지난해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것 같다"며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했다.

화려한 데뷔 시즌과 다소 주춤했던 2번째 시즌. 이제 객관적으로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시즌이다. 올 해도 1~2번 타순에서 공격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다.

3년차를 맞은 서건창은 정규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앞선 2년과 달라진 점이 있다. 서건창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인지 힘이 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서건창은 지난 2년 간 딱 1개의 홈런을 때렸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충실히 했다고 해서 당장 홈런수가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종종 장타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욕심부리지 않겠다

전지훈련이 시작되고 20일 정도가 흘렀다. 훈련에 참가한 선수라면 누구나 목표를 갖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감안해서 몸을 만들어 간다. 약점 보완 훈련도 중요하다.

그런데 서건창은 기술적인 면보다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하느냐'는 질문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무리한 훈련보다 심리적인 안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서건창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그러면 몸에 무리가 가고 좋은 야구를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많은 대화를 하면서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중 나쁜 것을 좋게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점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서건창은 구체적인 수치를 입에 올리지 않고 "지난해 어려운 시즌을 보내서 그런지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 내야수이기 때문에 공격에만 치중할 수 없다. 수비능력을 키우는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히어로즈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꼭 등장하는 게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서건창 또한 "한국시리즈에서 주전 2루수로 좋은 활약을 하고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도 따라올 것 같다"고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팀과 자신 모두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는 목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