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한국 프로팀들이 전지훈련을 시작한데 이어 2월 1일부터 일본 구단들이 훈련에 들어간다. 일본 프로야구 10개 구단(라쿠텐, 지바 롯데, 오릭스, 니혼햄, 요미우리, 한신, 히로시마, 주니치, 요코하마 DeNA, 야쿠르트)과 한국 프로야구 6개 구단(삼성, LG, 넥센, SK, KIA, 한화)이 오키나와현에 모인다. 인구가 약 140만명인 오키나와에 무려 16개 프로팀이 집결한다는 게 놀랍다.
그런데 프로야구 전지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는 오키나와는 어느 정도 경제효과를 볼까.
오키나와의 싱크탱크인 류긴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오키나와는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통해 81억6100만엔(약 857억원)의 경제효과를 봤다. 구단별로 보면 요미우리(17억1600만엔)가 1위, 한신(16억6700만엔)이 2위였다. 산업별로는 숙박업이 가장 큰 혜택을 봤고, 제조업과 요식업이 뒤를 이었다.
그러면 한국구단이 불러온 경제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오키나와현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2년 4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년 간 4만5100명의 한국인이 오키나와를 찾았다. 전년보다 73.5%가 증가했다.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기는 8600명을 기록한 2월이었다. 오키나와 관계자는 설 연휴를 이용해 많은 한국인이 따뜻한 오키나와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단 60명 정도가 2주일에서 한 달 간 단체로 숙박을 하니 호텔로선 한국 구단이 고마운 손님이다. 한 호텔은 한국의 2개 구단에 점심을 대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원래 1개 구단만 담당했는데, 음식 맛이 좋다는 소문이 나 다른 팀을 소개받았다"고 했다. 이 호텔에서 해당 구단이 사용하고 있는 야구장까지 30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거리는 상관이 없다"며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세탁업체도 프로팀 덕을 보고 있다. 류긴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한 달 동안 구단들이 세탁비로 낸 돈이 7600만엔(약 7억9800만원)이었다. 프로야구 전지훈련 기간에는 매일 유니폼, 언더셔츠, 양말 등 세탁물이 쏟아진다. 이 물량을 처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 클리닝업체 사장은 "한 해 전체로 봐도 아주 큰 수입원"이라고 했다.
2월 하순에는 한국 구단이 모집한 팬 참관단이 오키나와를 찾는다. 엔화가치가 떨어져 한국 관광객들의 지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 눈에 띄지 않아도 한국 구단들의 오키나와 전지훈련이 오키나와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