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나눔의 세모. 늘 '봉사'의 마음 하나로 마이크를 잡는 가수가 있다.
올해부터 국내 가요계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재미 교포 출신 가수 김미화. 올 초 발표 앨범에는 타이틀 곡 '아이 러브 유' , '거품처럼 사라진다 해도', '딴 여자' 등 3곡이 수록돼 있다. 재즈가 가미된 세미 트로트풍과 슬로우곡. 허스키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시원스러운 보이스가 인상적이다. 김미화는 각종 방송 출연과 행사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국내 데뷔는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김미화의 타고난 목소리를 접한 작곡가 이충재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아이 러브 유'를 일찌감치 만들어 두시고도 적당한 가수를 찾지 못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목소리를 듣고 나서 '허스키하고 고급스러운 목소리를 찾았다'며 권유하셨죠."
뉴요커 출신 김미화는 이민을 가기 전 일찌감치 대성할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여고시절부터 동아리 등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그는 졸업 후 부산시 전국노래자랑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하는 등 타고난 끼와 재능을 인정받았다. 언더그라운드 팝가수로 활동한 김미화는 실력을 인정 받아 나훈아 등과 함께 공연하고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지방 출신 여가수의 중앙무대 진출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실의 벽에 막혀 대중 앞에 재능을 한껏 발휘할만한 기회조차 없었다.
90년대 초, 김미화는 교포 남편과 함께 뉴욕으로 이민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미국에서 흘려보낸 20년의 세월. 성공적이었다. 뉴욕 브루클린 번화가에 대형 슈퍼마켓을 2개나 운영 하는 등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엔터테이너로서의 끼와 재능을 꽁꽁 숨겨놓을 수는 없었다. 현지에서 뉴욕 한인 라디오 방송 진행, 케이블TV 인기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는 데 앞장섰다. 미국에서의 주된 활동 목적은 이웃 사랑 실천. 교포 사회의 가장 큰 행사인 설, 추석 등 명절맞이 행사에 발벗고 나섰다. 3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실력으로 MC를 맡아 타임스퀘어에서 대형 한인 행사를 주도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공연과 가수 김장훈이 무대를 빛낸 추석맞이 맨하탄 퍼레이드에서도 김미화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는 올해도 미국에서 콘서트를 이어가는 등 양국에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쌘디 킴' 대신 본명인 '김미화'로 고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목표는 분명하다.
"저의 활동은 돈을 위한 것이 아니에요. 단지 음악인으로서 명예를 가지고 남에게 봉사를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스타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굳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소외된 분들을 위한 봉사활동의 일환이 됐으면 합니다."
마음이 따뜻한 교포 출신 여가수의 소박한 희망. 그가 인기가수로 널리 이름을 알리고 활발한 활동을 할수록 이웃 사랑 행보의 보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