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대박 계약으로 두 일본인투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역대 아시아 메이저리거 중 최초로 1억달러의 사나이가 됐다. 2020년까지 7년간 1억3000만달러(약 1380억원)를 보장받으며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추신수의 계약으로 영향을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일본인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와 다르빗슈 유다.
추신수를 품에 안은 텍사스는 사실상 올해 메이저리그 투수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다나카 영입전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다. 빅마켓 구단 중 하나인 텍사스가 다나카의 영입 후보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현재 다나카는 소속팀 라쿠텐과 포스팅시스템 참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지만, 만약 포스팅에 뛰어든다면 과열경쟁으로 연봉 총액이 1억달러(약 1061억원)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에게 대형 계약을 안긴 텍사스로서는 다나카 영입에 뛰어드는 건 금전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다나카가 올시즌 24승 무패 행진에 28연승 행진을 달리며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올해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커 다나카에 대한 환상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추신수의 계약이 텍사스 선발진에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텍사스에는 에이스로 자리잡은 다르빗슈가 있다. 지난 2011년 말 텍사스와 계약한 다르빗슈는 6년간 5600만달러(약 594억원)를 받았다. 첫 해 16승9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다르빗슈는 올시즌 13승9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했다. 첫 해보다 승수는 떨어졌지만, 평균자책점에서 나타나듯 보다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다르빗슈는 이미 텍사스의 에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나카가 온다면, 그것도 다르빗슈의 계약 규모를 뛰어넘는 대형계약이 성사된다면 다르빗슈의 자존심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텍사스는 이미 충분히 탄탄한 선발진을 갖고 있다. 다르빗슈에 데릭 홀랜드, 마틴 페레즈, 알렉시 오간도 등이 있고, 맷 해리슨도 부상에서 돌아왔다. 굳이 현재 선발진을 흔들 필요는 없다. 오히려 추신수로 타선의 마지막 퍼즐을 채우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결국 추신수의 영입은 단순한 타선 보강뿐만 아니라, 선발진에 안정을 줄 수 있는 선택인 것이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도 추신수의 영입에 대한 미국 현지 반응을 전하면서 다나카 영입전에서 텍사스가 빠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추신수가 다르빗슈에게 든든한 원군이 될 것이라며 한일 스타 플레이어가 월드시리즈 제패를 노린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