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토브리그에서 웃음꽃이 피는 곳은 넥센과 두산이다.
두산과 넥센에서 연일 나오는 재계약 발표는 야구계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넥센은 올시즌 팀의 4강을 이끌었던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 손승락 등 빅4와 일찌감치 계약했다. 보통 팀의 중심 선수들은 후반에 계약하지만 넥센은 오히려 많은 인상을 해주며 더 빨리 계약을 마쳤다. 강정호가 1억2000만원 오른 4억2000만원을 받았고, 2년 연속 MVP 박병호는 2억2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27%나 인상된 액수에 사인했다. 손승락도 2억6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껑충 뛰었고, 김민성도 8500만원에서 100% 이상 인상된 1억8000만원을 받게 됐다. 팀의 첫 4강을 이뤘고, 그를 위해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게 돈보따리를 활짝 열었다.
두산 역시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 3억1000만원을 받았던 김현수는 16일 1억4000만원 오른 4억5000만원에 재계약 사인을 했다. 구단 사상 FA를 제외한 선수 중 최고 연봉 기록이다. 보통 구단과 가장 늦게 계약을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는 김현수가 이른 시점에 계약한 거은 그만큼 구단이 충분히 자신의 요구액을 수용해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전국의 야구팬에게 확실하게 이름을 각인시킨 유희관도 26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연봉이 수직상승했다. 1억6000만원을 받았던 노경은도 1억2000만원이 오른 2억8000만원에 재계약했다.
두산과 넥센 모두 정규시즌 1위와 많은 차이가 나지 않았던 만큼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주면서 내년 시즌 우승을 위해 도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두 구단의 연봉소식은 훈훈하지만 몇몇 구단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통합 3연패의 금자탑을 쌓은 삼성에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우승을 못한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억대의 연봉 인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 선수들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 삼성 재계약의 최대어는 최형우가 될 듯. 올해 2억8000만원을 받은 최형우는 타율 3할5리, 29홈런(2위), 98타점(2위)으로 팀 타선의 중심이 됐다. 박병호보다 개인 성적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팀 우승이란 프리미엄이 있다.
구단마다 고과 체계가 다르고 사정이 다르기에 연봉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선수들은 연봉이 곧 자신의 자존심이다. 통큰 행보를 이어간 삼성의 연봉 협상은 어떻게 진행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