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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했던 러시앤캐시, 감격적인 창단 첫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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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보다는 절실함이 필요합니다."

김세진 러시앤캐시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신자세였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절실함'을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5일 LIG손해보험전에 앞서 김 감독은 "선수들이 간절함은 보이지만 절실함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절함'과 '절실함', 비슷한 단어인 듯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분명한 차이점을 설명했다. "간절함은 남에게 의지하거나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녹아있다. 반면, 절실함은 오로지 바라는 것 하나만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제 절실함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

김 감독이 주문한 절실함은 감격적인 첫 승으로 이어졌다. 러시앤캐시는 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LIG손보와의 2013~2014시즌 NH농협 V-리그 홈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9, 25-23, 25-18)으로 완승을 거뒀다. 11월 5일 대한항공과의 창단 첫 경기 패배 이후 8연패의 늪에 빠졌던 러시앤캐시는 30일 만의 첫 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창단 첫 승의 기운은 최근 절정에 달했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청평에서 가진 번지점프 행사가 효과 만점이었다. 연패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버리자 모두 가볍게 경기를 펼쳤다. 1일 우리카드전에선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지만, 첫 승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졌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시한폭탄이 터졌다. 한 번 불붙은 선수들은 좀처럼 꺾이지 않았다. 모두가 승리의 주역이었다. 1라운드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였던 외국인공격수 바로티가 펄펄날았다. 바로티는 1라운드 LIG손보전에서 22점을 올리더니 2라운드 대한항공전 29점, 우리카드전 34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도 24득점을 폭발시켰다. 공격성공률은 61.11%를 기록했다.

바로티의 맹활약에 다른 공격수도 여유를 찾았다. 국가대표 송명근도 17득점으로 날아올랐다. 특히 3세트 14-11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서브 에이스는 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또 24-18로 앞선 상황에서도 창단 첫 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터 이민규의 활약도 돋보였다. 정확하고 빠른 토스워크는 공격수들을 춤추게 했다.

승리의 기쁨은 두 배였다. 공교롭게도 석진욱 수석코치의 생일이었다. 송명근은 "생신 잔치는 점심식사 때 했고, 선물은 첫 승으로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선수들은 삭발도 면했다. 송명근은 "오늘도 졌으면 삭발하기로 했었는데 자신있게 하자고 한 것이 좋았다"고 했다.

김 감독의 묘수도 제대로 통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지금 현재 지고 있는데 띄울 수 있는 승부수는 서브밖에 없었다. 많은 범실을 떠나서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했다. 이어 "연승을 꿈같은 얘기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