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내야수 문선재는 가장 인상적인 시즌을 치렀습니다.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1군에서 2010년 7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였던 문선재는 상무 복무를 마치고 LG에 복귀한 올해 93경기에 출전해 자신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문선재는 개막전인 3월 30일 문학 SK전에서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땅볼에 홈으로 파고들어 데뷔 첫 득점이자 LG의 2013 시즌 첫 득점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6월 2일 광주 KIA전에서는 야수 엔트리가 소진되자 포수 마스크를 쓴 뒤 연장전에서 결승타를 터뜨려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6월 14일 잠실 넥센전에서는 9회말 끝내기 2루타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6월에 정점을 찍은 문선재는 7월 이후 타율이 하락하면서 페넌트레이스가 종료될 때까지 부활하지 못했습니다. 데뷔 첫 풀타임인 만큼 체력에 부담이 있었고 상대 배터리가 전력 분석을 통해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선재는 0.267의 타율, 4홈런, 25타점, 8도루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렇다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올 시즌 문선재는 플래툰으로 기용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상대 선발 투수가 우완일 경우 좌타자 김용의가 선발 출전하고 좌완일 경우 우타자 문선재가 선발 출전했습니다. 경기 후반 대타나 대주자로 출전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붙박이 주전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내년 시즌 문선재에게는 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루수로 외국인 타자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2루수에는 공익 복무를 마친 박경수가 가세합니다. 기존의 1루수 요원 김용의, 2루수 요원 손주인이 버티고 있던 상황에서 1루수와 2루수 모두 올해보다 격화된 경쟁 구도가 예상됩니다.
문선재는 약점을 보완하며 장점을 부각시키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몸쪽 직구에는 강하지만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호타준족의 자질을 지니고 있는 만큼 홈런과 도루 모두 두 자릿수에 오를 수 있도록 담금질이 필요합니다. 문선재는 일본 고치에 캠프를 차린 마무리 훈련에 참가해 페넌트레이스 후반과 포스트시즌에서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LG는 올해 문선재를 비롯한 신진 세력의 거침없는 활약에 힘입어 초여름에 치고 올라온 것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신진 세력이 베테랑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문선재가 올해보다 더욱 나은 활약으로 2014년 LG의 호성적을 일궈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