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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와 최용수 '두 감독의 징크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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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 부산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직속 선후배다.

중·고·대학(동래중→동래고→연세대)이 동색이다. 윤 감독(51)이 최 감독(42)보다 9년 위다. 사석에서는 흉금까지 털어놓는 관계지만 그라운드에선 처절하게 싸웠다. 지난해까지 두 감독은 K-리그 양대산맥의 아이콘이었다. 윤 감독은 수원, 최 감독은 FC서울의 상징이었다. 최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뗀 첫 해인 지난해 K-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둘 사이의 명암은 또 달랐다. 선배는 '후배 킬러'였다. 2011년 4월 최 감독이 대행으로 서울의 지휘봉을 잡았다. 수원과 서울 감독으로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렸다. 5승1무, 윤 감독의 일방적인 압승이었다. 최 감독은 지난해 11월 5연패(7연패는 빙가다-황보관 감독의 패전이 포함된 기록)의 사슬을 끊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무늬가 바뀌었다. 윤 감독이 말을 갈아탔다. 고향인 부산 감독에 선임됐다. 최 감독은 서울과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전장이 달라졌지만 징크스는 계속됐다. 3월 17일 첫 만남에서 윤 감독이 또 이겼다. 최 감독은 6월 23일 안방에서 긴 후유증에서 탈출했다. 8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하지만 8월 FA컵 8강전에서 윤 감독이 다시 후배를 무너뜨렸다. 9월 8일 스플릿 첫 대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다.

7승2무1패, 윤 감독의 일방독주에 최 감독은 "상당히 괴롭고 힘들다. 윤성효 감독님이 해외진출을 하셨으면 좋겠고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뼈있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올시즌 마지막 만남이었다. 서울은 24일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부산과 격돌했다. 최근 부산과 재계약한 윤 감독은 일전을 앞두고 "용수만 믿고 있다. 위약금도 물어야 되니 최 감독이 돈을 많이 받는 팀을 보내줘야 되는 것이 아니냐"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또 스리백을 꺼내든다니 너무 많은 골을 넣지는 말고 한 골만 넣으면 좋겠다. 그럼 우리가 2골을 넣을 것"이라고 자존심을 긁었다. 부산은 서울을 꺾으면 5위로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울도 3위 경쟁에서 양보할 수 없는 승부였다. 최 감독은 위약금 얘기를 꺼내자 애써 무시한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라며 슬쩍 넘겼다. 그리고는 "욕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뚜껑이 열렸다. 마지막 대결의 주인공은 후배였다. 최 감독이 안방에서 당한 FA컵 8강 탈락의 아픔을 털어냈다. 서울은 부산을 3대2로 제압했다. 전반 26분 데얀의 선제골에 이어 15분 뒤 하대성이 릴레이골을 터트렸다. 부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반격을 시작했다. 1분 만에 한지호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접전이 이어졌지만, 서울의 흐름이었다. 후반 34분 윤일록이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데얀이 해결했다. 부산은 후반 종료 직전 양동현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승점 61점(17승10무9패)을 기록한 4위 서울은 3위 전북(승점 62·18승8무10패)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다시 좁혔다. 남은 경기는 2경기, 3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윤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스리백에 적응하지 못했다. 서울이 빅팀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최 감독은 3위 경쟁에서도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

부산은 27일 K-리그 정상 등극의 9부 능선을 넘은 선두 울산(승점 73점·22승7무7패)과 격돌한다. 서울은 울산을 추격하고 있는 2위 포항(승점 68점·19승11무6패)과 맞붙는다. 윤 감독은 "불편한 것은 없다. 마지막 홈경기다. 최선을 다할 것이고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최 감독도 "어느 한 팀을 응원할 상황이 아니다. 정상적인 경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성효와 최용수, 선후배의 대결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