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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의 엄마꿈 인터뷰 16] 이영희"부시 전 대통령도 힐러리도 반했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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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알릴래요.

이- 최근에 행복한 일이 생겼어요. 얼마 전에 한국에서 열린 구글의 '빅텐트 행사'에 참여했어요. 이 행사를 위해 방한한 구글의 슈미트 회장과 점심을 함께하며 한복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제가 수십년동안 수집해서 뉴욕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한복 자료를 구글의 기술과 결합해 한국 컬쳐 페이지를 통해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됐죠.

박- 한국에서 디자인을 하면 프랑스, 그리스, 터키에서도 볼 수도 살 수 있다는 거죠?

이- 그렇죠. 미래문화경영그룹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가상의 공간에 한복을 전시하고, 전세계 사람들이 구입할 수도 있게 만드는 거죠. 2014년에 오픈하는데요. 오픈식 때 오세요.

박- 꼭 초대해주세요.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2004년도 뉴욕에서 한국 박물관 오픈식 때 저도 참석했었는데요. 10년이 넘었는데도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꿈이 있고, 목표가 있는 분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패션쇼도 왕성하게 하시는 편이잖아요. 비결이 있을까요.

이-몇 년 전에는 1년에 10번은 했었죠. 요즘은 1년에 3~4번 하는 정도죠. 전 마음을 먹으면 꼭 하는 성격이에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죠.

박- 한 번 쇼를 할 때 보통 몇 벌 정도 준비하나요.

이- 보통 80벌에서 100벌 정도 만드는 것 같아요. 여기에 신발과 액세서리까지 다 바꿔야 하죠. 400회 패션쇼를 했어도 아직도 긴장이 많이 되는 작업이에요. 얼마 전에 쇼를 했을 때 발목을 다쳤는데요. 아픈 지도 몰랐어요.

박- 열정이 넘치세요.

이- 패션쇼는 디자이너의 발전을 위해서 하는거죠. 쇼를 하면 작품이 나오고, 계속 구상할 수 있으니까 발전이 있는거죠.

▶부시 전 대통령도 힐러리 여사도 반했죠.

박- 최초로 카네기홀에서 한복으로 패션 공연을 하셨다고요.

이- 전통 춤과 한복과 함께 했는데요. 너무 힘든 작업이었어요. 시간 엄수는 물론 사전 리허설도 할 수 없었어요. 대관료가 너무 비싸서 제대로 된 리허설 한 번 해보기가 힘들었죠. 마침내 공연이 시작됐는데 2800석이 꽉 차고 암표가 성행할 정도였어요.

박- 인생의 반평생을 한복과 함께 하셨죠. 한복을 통해서 맺어진 인연도 많으시죠.

이- 대부분 인연이 한복을 통해서 알게 됐죠. 한복을 만들기 전에는 30대 평범한 아줌마였는데요.

박- APEC 때 각 국 정상들 옷을 만드셨잖아요. 그때 이야기가 듣고 싶은데요.

이- 한복은 자연 속에서 입을 때 가장 아름답거든요. 그래서 각 국 정상들이 선호하고 어울리는 색을 자연에서 찾았죠.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바다의 푸른 색, 우리나라는 동양의 황토색, 어떤 분은 나무 색, 이렇게 했는데요.

박- 어느나라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던가요?

이- 부시 대통령이었죠. 처음에는 한국 전통 의상은 안입겠다고 했어요. 사이즈도 제일 늦게 오고, 마지막까지 애태웠어요. 치수가 왔는데 재킷 위에 입는다고 해서 준비했는데 안맞을까봐 걱정했었죠. 나중에 부시 대통령이 저를 찾아와서 계속 고맙다고 했죠. 너무 가볍고, 너무 아름답다고 좋아했어요.

박- 부시 대통령한테 한 말씀 하신다면요.

이- 그리워요. 부인인 바바라 부시가 한국에 왔을 때 찾아왔어요. 직접 와서 한복도 둘러보고 갔어요. '옷이 너무 좋았다'고 말하더라고요.

박- 힐러리 여사랑도 만남이 있었다던데요.

이- 초대받아서 갔었죠. 한복을 선물하면서, 영어를 못하는 제가 40문장을 꼬박 외워갔죠. 너무 좋아하면서 책을 선물로 주더라고요. 한국에 왔을 때도 저를 보고 갔죠. 너무 고맙더라고요. 이영희 박물관도 2번이나 방문해줬고요. 정말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 한복 덕분에 맺어진 좋은 인연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