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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고민없는 넥센, 그래도 최고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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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활짝 열렸다. 각 팀의 주전급 선수들이 쏟아져나와 어느 해보다 관심이 뜨겁다. 역대 FA 최고액 기록 경신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다수 구단들이 내부 FA와 외부 FA 계약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FA 무풍지대가 있다. 2013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넥센 히어로즈다. FA 신청을 한 16명의 선수 중에 히어로즈 소속 선수는 없다. 베테랑 송지만이 FA 자격을 유지했지만, 일찌감치 구단과 1년 재계약에 합의했다. 송지만은 "FA 신청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은퇴도 생각했었는데, 구단의 배려로 1년 간 보너스를 얻게 됐다"고 했다.

물론, 현 상황에서는 외부 FA를 영입할 계획도 없다. 그동안 외부 FA 영입 사례도 거의 없었다. 2011년 시즌이 끝나고 LG에서 FA가 된 이택근과 4년 간 50억원에 계약한 것 정도다. 이택근 영입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다. 전력강화를 위한 1차적인 목적과 함께 구심점이 되어 줄 팀 리더의 필요성, 재정적으로 힘었을 때 떠나보내야 했던 선수를 다시 데려온다는 상징성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이택근 영입은 히어로즈가 준비단계를 지나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실제로 히어로즈는 지난해 비록 6위에 그쳤지만 가능성을 보여줬고, 올 시즌에는 특정 기업구단들이 독식하던 상위권 판도를 깨트렸다. 선수 1명을 영입한 게 전력을 급상승시켰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FA 이택근의 가세는 히어로즈에 분명히 커다란 힘이 됐다. 주장과 3번 타자로서 구단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평가다. 이장석 히어로즈 구단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이택근이 투자한 만큼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이택근과 계약하고 김병현을 영입하는 등 이전 보다 공격적인 투자를 했는데, 기본적으로 히어로즈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구단 운영의 중심에 두고 있다. 때로는 과감한 투자, 성적에 따른 보상은 당연하지만, 시장 규모에 맞지 않는 과도한 베팅은 무모하다. 투자에는 당연히 구체적인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 포수 보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특급 선수가 아니라면 무의미하다. 모기업의 지원없이 팀을 꾸려가고 있는 야구전문기업으로서 정도를 걷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현재 히어로즈 타선의 주축 선수 중 다수가 트레이드나 신고선수 계약을 통해 합류한 선수다. 박병호와 김민성 서동욱 이성열은 트레이드, 서건창 허도환은 타 팀에서 방출된 신고선수 출신이다. 한현희 등 주축 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젊은 유망주들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한 선수다. 이 멤버로 최고의 팀을 만들어 이제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히어로즈는 여전히 젊은 유망주가 많은 미래의 팀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