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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물려준 롯데 조성환, 이대로 그만 둘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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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조성환(37)이 2013시즌 받아든 성적표는 시즌 시작 전 생각과는 달랐다. 타율 2할4푼. 1홈런, 12타점, 3도루.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가면서 리듬이 깨졌다. 후배 정 훈이 그 틈을 파고 들었다. 조성환은 74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로 선발이 아닌 대타로 출전했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면서 시즌 전 유일한 목표였던 20도루에 한참 모자랐다.

조성환은 2013시즌이 끝나고 그의 어깨를 짓눌렀던 주장 직함을 내려놓았다. 박준서가 새 주장이다.

롯데는 시즌 말미 조성환의 향후 거취를 두고 고민했다. 조성환은 1999년 롯데에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2000년 초중반 롯데의 암울했던 시기와 2000년대 말 중흥기를 함께 했다.

조성환은 팀이 어려울 때 마다 4년 가까이 캡틴 역할을 해줬다. 선수들과 구단의 가교가 돼 주었다.

2013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조성환은 부진했다. 내년이면 그의 나이 38세. 올해 성적을 감안하면 구단은 조성환의 내년 경기력이 불안하다. 하지만 롯데는 조성환을 바로 내치지 않았다. 선수 의사를 물었다. 조성환은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았다. 주장이라는 심적 부담이 컸다"면서 "너무 잘 해서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시즌 초반에 몸에 무리가 갔었다. 이제는 나에게 주어진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성환은 2003년(타율 0.307) 2008년(타율 0.327) 그리고 2010년(0.336) 총 세 번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홈런을 많이 치는 거포는 아니지만 매서운 타격감을 갖고 있다. 프로 통산 타율이 2할8푼5리다.

전문가들은 올해 조성환의 수비 시 움직임이 둔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책(1개)은 많지 않았다. 배팅할 때 방망이 스피드는 우려할 정도로 떨어지지 않았다. 조성환이 더 많은 출전기회를 잡기 위해선 순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수비력이 떨어지면 경기 출전 기회가 많아지기 어렵다. 타석에 자주 들어가면 타율은 2할7푼 이상을 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프로무대는 냉정한다. 조성환은 2011시즌을 마치고 롯데와 2년 FA 계약을 했었다. 그게 이번 시즌으로 종료됐다. 그는 롯데와 조만간 1년 계약을 할 예정이다. 내년에 선수로서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1년 뒤 다년 계약을 시도할 수 있다. 요즘 그는 부산 사직구장과 피트니스센터를 오가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