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재발진한다.
7월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어느덧 5기째를 맞았다. 태극전사들은 12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소집돼 스위스(15일·서울), 러시아(19일·UAE 두바이)와의 평가전에 대비한다. 올해 마지막 A매치 2연전이다.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본격적인 리허설이다.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밝다. 고무적인 소식들로 발걸음도 가볍다. 소집 직전인 지난 주말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다. 손흥민(21·레버쿠젠)은 9일(이하 한국시각) 친정팀인 함부르크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5대3 승)에서 3골-1도음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의 전설 '차붐' 차범근 SBS 해설위원을 넘어 한국인 최초로 빅리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11일 귀국한 그는 "두 팀 모두 유럽에서 강한 팀들이다. 우리가 어느정도 실력을 갖춘 팀인지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
부동의 오른쪽 날개 이청용(25·볼턴)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10일 리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15라운드 밀월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5분 홀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볼턴의 에이스라는 가치를 재입증하며 팀에 첫 연승을 안겼다.
중원사령관 기성용(24·선덜랜드)도 빛이 났다. 11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풀타임 출전하며 이변을 연출했다. '대어' 맨시티를 1대0으로 제압했다. 에너지가 넘쳤다.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한 중거리 슈팅과 예리한 패싱력 그리고 견고한 수비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국내파 중에선 김신욱(25·울산)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9일 사실상의 K-리그 클래식 결승전인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34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2대0 승리를 선물했다. 울산은 정상 정복에 한 발짝 더 다가섰고, 김신욱은 19호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예약했다.
홍 감독은 행복한 고민이다. 태극전사들의 상승세는 대표팀 경기력과 직결된다. 절정의 컨디션인 이들을 어떻게 융화시킬지가 관건이다. 물론 현재는 실험이 우선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은 거부할 수 없는 수확이다.
상대도 안성맞춤이다. 스위스는 더 이상 유럽 축구의 변방이 아니다. 브라질(11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높은 7위로 브라질월드컵 조추첨에서 톱시드에 배정됐다. 월드컵 유럽지역예선 E조에서 7승3무를 기록, 조 1위로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러시아도 톱클래스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F조에서 포르투갈(2위·6승3무1패)을 밀어내고 1위(7승1무2패)를 차지해 브라질행을 확정지었다. FIFA 랭킹은 19위다.
홍 감독은 "스위스나 러시아는 조 1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우리에게 좋은 스파링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두 경기에서 조직적으로 좀 더 완성돼 가는 것을 바라고 있다. 짧은 시간에 조직적인 것을 만드는게 쉽지 않지만 우리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선수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전보다 시간이 짧지만 더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남은 기간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윤석영(23·돈캐스터)과 한국영(23·쇼난 벨마레)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윤석영은 왼발목 인대 염좌, 한국영은 왼쪽 둔부(엉덩이쪽) 근육 손상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대신 박주호(26·마인츠)와 장현수(22·FC도쿄)가 추가 발탁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