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우승팀의 전통(?)이 지켜질 듯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외부FA를 영입하지 않는 현상이 올해도 계속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FA제도는 99년부터 시작됐다. 99시즌을 마친 뒤 9년을 채운 송진우 김동수 이강철 송유석 김정수 등 5명의 선수가 첫 자유계약선수로 계약을 했다. 한화 송진우가 3년간 7억원의 대박을 터뜨리며 시작된 첫 FA에서 LG의 김동수와 해태 이강철은 삼성으로 옮겨 첫 FA 이적 선수가 됐다.
이번 FA가 15번째 시즌이다. 그런데 이전 14년 동안 계속 지켜진 기록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은 것이다. 99년 한화부터 지난해 삼성까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은 단 한번도 FA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물론 팀내 FA 선수는 이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계약을 했다.
이번 FA 시장에서도 한국시리즈 3연패를 한 삼성의 모습은 찾을 수 없을 듯하다. 삼성은 오승환의 해외진출을 돕기로 했고, FA 장원삼과 박한이만 잡고 외부 FA는 영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수 기근 속에서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시장에 나와 삼성의 움직임이 팬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로선 삼성은 움직이지 않을 듯.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곧 그 해 최고의 전력을 갖춘 팀이라 할 수 있다. 우승 당시의 멤버를 보면 전력 강화는 없어도 될 듯 보인다. 성적이 떨어진 팀들은 성적 향상을 위해 전력을 강화시켜야 하고 전력 강화의 가장 좋은 방법은 실력이 검증된 외부 FA를 영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팀이 전력강화를 할 필요가 없는 것.
3년 연속 우승을 한 삼성이지만 내년시즌 최초의 4년 연속 우승을 위해선 전력강화가 필요해 보였다. 올시즌 가장 힘든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시즌말까지 치열하게 1위 다툼을 했었고, 한국시리즈도 1승3패의 절벽앞에서 우승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즉 전력이 타 팀과 비교해 크게 앞서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최고 마무리인 오승환이 올시즌을 끝으로 해외진출을 한다. 내년엔 최근 삼성의 최고 강점이었던 불펜진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우승팀의 자부심으로 외부 FA를 잡지 않기로 했다. 선수들을 키워 쓰겠다는 것,
삼성은 지난 2004년 시즌 후 현대에서 심정수와 박진만을 데려온 이후 외부 FA를 데려오지 않았다. 올해가 10년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