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포수 강민호(28)는 조만간 시작되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젊다. 이미 국가대표다. 군문제도 해결했다. 특히 포수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다.
강민호는 8일쯤 FA 신청을 할 것이다. 그리고 10일부터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협상을 시작한다. 롯데가 강민호를 1주일 이내 16일까지 붙잡지 못할 경우 17일부터 타구단과 교섭하게 된다.
롯데는 강민호에 어느 정도의 돈보따리를 안기면 계약할 수 있을까. 루머로 떠도는 100억원이 강민호의 시장가일까. FA 강민호의 현 상황은 이렇다.
▶퍼포먼스(경기력)
강민호의 2013시즌 성적이다. 타율 2할3푼5리. 77안타, 11홈런, 57타점. 장타율 3할7푼6리, 출루율 3할6푼6리, 득점권 타율 2할5푼9리. 허리 등 잔부상으로 올해 개인 성적이 기대치에 못 미쳤다.
지난 9년 동안의 평균 성적은 나쁘지 않다. 통산 타율 2할7푼1리, 125홈런, 512타점. 한 시즌 평균 13.8홈런과 56.8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올해 수비능력은 도루저지율 3할8푼1로 준수했다. 최근 3년간 꾸준히 좋은 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강민호의 투수 리드는 어린 시절에 비해 많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최상급은 아니다.
▶찬성과 반대
강민호는 포수로서 장점이 많다. 아직 나이 서른이 되지 않았다. 앞으로 길게 10년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렇다할 큰 부상 없이 잘 버텨왔다. 타격과 수비 능력을 골고루 겸비했다. 지난 2010년 23홈런과 타율 3할5리를 쳤을 정도로 타격에 소질이 있다. 강민호와 계약했을 때 최소 5년 정도는 포수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일부에선 강민호의 투수 리드가 불안한 점을 마이너스 요소로 꼽는다. 상대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기복이 심하다는 것이다. 또 매끄러운 경기 운영 능력도 보완이 필요하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같은 타격 부진이 반복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런 위험 요소 때문에 섣불리 수십억원의 과감한 투자가 적합한 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시장 상황
현재 FA 시장 상황은 강민호에게 불리하지 않다. 그를 모셔가고 싶은 팀이 제법 있다. 우선 2004년 프로 입단 이후 줄곧 함께 했던 롯데가 그를 강렬히 원한다. 롯데는 지난해말 FA 홍성흔(두산)과 김주찬(KIA)을 붙잡지 못했다. 올해 그 둘의 공백은 컸다. 그래서 더욱 강민호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팬들도 그걸 원한다.
이런 가운데 윤요섭 현재윤 등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LG, 정범모 한승택 등 고만고만 포수들로 버틴 한화 등이 강민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LG와 한화 둘다 돈을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 LG는 원래 FA시장에서 큰손이었고, 한화는 지난해 류현진(LA 다저스)을 이적시키면서 포스팅으로 받은 거금(약 100억원 이상 추정)을 이번에 제대로 풀 수 있다.
▶롯데의 선택
롯데는 강민호를 잡아야 한다. 강민호를 타구단에 빼앗길 경우 그라운드 안밖에서 손실이 크다. 장성우 등 백업 포수가 있지만 아직 강민호를 능가하지 못한다. 또 강민호 마저 떠날 경우 롯데팬들이 받을 정신적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그 영향이 고스란히 2014시즌 홈 관중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관건은 강민호의 시장 가격이다. 롯데는 50억원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FA 포수 중 최고 대우다. 현재 최고 FA 기록(4년 60억원, 심정수)에 거의 육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변수가 있다. '실탄(돈)'이 풍부한 타 구단에서 이미 강민호 측에 60억원 이상의 큰 금액을 제시했을 경우 과열 경쟁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 경쟁에 휘말릴 경우 롯데가 돈 싸움에서 물러설 수도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