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향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행사를 보이코트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열릴 2013 발롱도르 시상식이 그 대상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스페인 일간 '아스'가 1일(이하 한국시각)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이유가 지난 30일 파문을 일으킨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공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주 열린 영국 옥스퍼드 대학 주최 토론회인 '옥스퍼드 유니언'에 참석했다가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비교' 질문에 "난 메시가 더 좋다"고 사심을 드러냈다.
블래터 회장은 말에 그치지 않았다. "메시는 착하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은 마치 군사령관같다"고 비교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우스꽝스런 움직임으로 호날두를 흉내냈다.
호날두는 잔뜩 화가 났다.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동영상은 FIFA가 나와 내 클럽, 내 조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블래터 회장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와 팀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무병장수 하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블래터 회장이 즉각 "기분 나쁘게 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했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31일 세비야전에선 첫 골을 넣은 뒤 거수경례를 하며 블래터 회장의 군사령관 발언을 비꼬았다.
'아스'에 따르면, 호날두 측은 블래터의 '메시 선호' 발언이 2013 발롱도르 후보 발표를 언급하면서 나온 점을 감안해 투표가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호날두는 올해 자신이 최종 3인 후보에 올라 2013년 시상식에 초대받더라도 불참을 할 것을 생각 중이다.
안 그래도 호날두는 2008년 발롱도르를 받은 이후 2009, 2011, 2012년 세 차례나 최종 후보 3인에 올랐다 메시의 수상을 지켜보며 들러리를 서 심기가 불편하다.
2013 발롱도르 시상식은 내년 1월 13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FIFA 발롱도르는 감독상과 함께 연말까지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의 투표를 거친 뒤 최종 3인을 선정해 시상식장에서 수상자를 가린다.
FIFA는 지난 29일 23명의 발롱도르 후보와 10명의 감독상 후보를 발표했다.
올 1월 열린 2012년 발롱도르 시상식엔 감독상 후보에 오른 주제 무리뉴 당시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전술 연구하기 바쁘다"는 이유로 불참해 파장을 일으켰다. <스포츠조선닷컴, 사진=TOPIC/Splash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