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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컴백 박지윤, "섹시 아이콘으로 불리는게 싫었던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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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차인 박지윤(31)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마주 앉았을때 믿기지 않는 2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앉자마자 A4용지 한장을 꺼내 그 안에 적힌 내용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었고 둘째는 시계를 강제로 멈춰세운 듯 변함없는 미모였다.

미모 예찬은 차차 풀어가기로 하고 우선 A4 용지에 과연 무엇을 적어왔는지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동안 인터뷰를 수 백번은 해봤을 것 같은데 뭘 그렇게 적어왔냐?'고 묻자 박지윤은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보도자료를 보면서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을 적어봤다.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닌데 적다보니 많아졌다"고 쑥스러워했다. 최근 어린 가수들이 소속사가 잡은 스케줄에 따라 인터뷰 스케줄을 무작정 소화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박지윤, "섹시가수란 타이틀이 싫었다!"

11세 때인 지난 1993년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박지윤은 이듬해인 1994년 한 제과회사의 광고 모델에 이어 청소년 드라마 '공룡선생'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리고 3년 뒤 '하늘색 꿈'이란 곡으로 가수 데뷔해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게 된다.

박지윤이 톱스타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00년 발표한 4집 타이틀곡 '성인식' 이후. 파격적인 의상과 안무 그리고 '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라는 도발적인 노랫말이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박지윤은 섹시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5집 타이틀곡 '난 남자야'(2002년), 6집 타이틀곡 '할줄 알어?'(2003년)까지 섹시 컨셉트로 남성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박지윤은 한동안 무대를 떠났다.

그리고 지난 2009년 7년 만에 정규 7집 '꽃, 다시 첫번째'로 돌아왔다.

박지윤은 "내 이름 앞에 섹시라는 타이틀이 붙는게 싫었던 시기가 있었다. 스스로 섹시를 부정적으로 봤던거 같다"며 "7년의 공백기 동안 내 자아를 찾으며 이제는 섹시라는 단어에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30대가 되어보니 '섹시'가 내 안에 있는데 그걸 거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섹시를 갖고 싶어도 못갖는 사람이 있는데…"라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윤은 "20대 때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섹시라는 옷을 누군가 입혀줬다면 이제는 알고 입는게 가장 큰 차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은 살아있다!

사실 박지윤의 7집과 8집(2012년 '나무가 되는 꿈')은 대중적으론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그럼에도 박지윤은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한다. "워낙 비주얼이 강한 가수였던 만큼 가창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등 편견도 많았다. 7집과 8집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팬들로부터 보컬 능력을 많이 인정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장의 앨범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을 드러낸 박지윤이 올 봄, 제2의 전성기를 위해 새로운 선택을 했다. 바로 프로듀서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89와 전속 계약을 한 것. 그리고 1년에 걸친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박지윤은 "올 가을과 겨울, 그리고 내년 봄과 여름까지 총 4장의 싱글을 발표한다. 그리고 이걸 모아 정규 앨범을 출시할 예정이다"며 "싱글 활동을 하면서 다음 싱글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1년 내내 너무 바쁠 것 같다. 또 1년 후 내 모습이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 첫번째 싱글이 지난 21일 발표된 '미스터'. 이 싱글에는 프라이머리가 만든 '미스터리'와 윤종신이 만든 '목격자' 등 2곡이 실려있다. 타이틀곡 '미스터리'는 신나는 비트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빛나는 팝으로 랩퍼 산이가 참여해 노래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가사는 마음에 드는 남자의 주변을 맴돌면서 그에 대해 궁금해하는 여자의 심리를 그렸다.

박지윤은 "윤종신 프로듀서와 과연 어떤 신곡을 선보일지 한참 고민을 하다가 이번 싱글은 '박지윤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트렌디한 음악을 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그래서 선택한 곡이 '미스터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스터리'의 첫 느낌에 대해 박지윤은 "재미있고 즐겁다고 느꼈다. 특히 나 스스로 조금은 풀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오랜만에 너무 진지하지 않게 작업한 거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변함없는 미모? 데뷔 때부터 쭉 이 얼굴!

한층 밝아진 박지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즉각적인 동시에 폭발적이었다.

'미스터리'는 발매 6일째인 26일 오후 멜론, 엠넷, 벅스, 올레뮤직, 소리바다, 네이버, 다음, 몽키3 등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석권했다. 발매 당일 멜론을 제외한 모든 차트에서 이미 실시간 1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컴백을 알렸던 박지윤은 이날 오후 마침내 멜론에서도 1위에 등극하며 '올킬'을 달성했다.

소속사 측은 "'미스터리'가 발매 일주일이 흐른 뒤에도 주요 음원 차트 전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차트 롱런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지윤 하면 빼 놓을 수 없는게 변함없는 미모다. '미모를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지윤은 "데뷔 때부터 쭉 이 얼굴이었다. 성형을 안해서 그런가?"라며 환하게 웃는다.

이어 "관리차원에서 꾸준히 운동을 해준다. 특히 먹거리가 중요한데 패스트푸드는 입에 안대고 대신 건강식을 챙겨 먹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단어 하나하나 신중하게 골라가며 답을 하는 박지윤의 진지함이었다. 오히려 너무 진지해 과연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박지윤은 "윤종신 프로듀서는 '미스터리' 녹음을 하면서 내가 너무 진지하다며 '클럽에도 놀러 다녀라'고 조언을 해줬다"며 "하지만 나는 그런 것 보다는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가장 행복하다. 또 사진 찍고 베이킹하고 수다 떠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라며 나름 재미있게 산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은 활동을 많이 할 것이다. 다시 바빠지는 30대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