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KIA 타이거즈는 코칭스태프 개편을 발표했다. 3명의 코치를 새로 영입했는데, 재일교포 3세인 김 실 전 고양 원더스 코치(46)가 외야수비 겸 주루코치로 합류했다.
김 코치는 1986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외야수로 뛰다가 1994년 삼성에 입단했다. 쌍방울 시절인 1996년 타율 2할9푼1리(10위)를 기록했고, 2000년에 은퇴할 때까지 삼성, 쌍방울, 두산 소속으로 7년 간 686경기에 출전했다. 선수은퇴 후 일본으로 돌아가 오사카에서 회사원 생활을 하던 김 코치는 2010년에 다시 야구와 인연을 맺었다. 일본 독립리그 코리아 해치의 창단에 참여한 것이다. 올해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타격코치를 맡았던 그는 13년 만에 한국 프로야구 유니폼을 입게 됐다.
"KIA로 부터 코치 제의를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하고 싶었던 외야수비와 주루코치를 맡게 돼 기쁩니다."
김 코치는 수비력과 주루능력이 있었기에 한국과 일본의 프로 1군에서 뛸 수 있었다고 했다. "현역 시절에 키가 1m72, 체중이 68kg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프로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고, 수비와 주루를 열심히 했습니다. 단순히 필사적으로 열심히만 하면 안 되고, 그 때 저와 비슷한 체격으로 활약하고 있던 시마다 마코토 씨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습니다. 시마다 씨는 저보다 13세나 많아서 그런지 라이벌 의식이 별로 없이 노하우를 전수해 줬습니다."
시마다 씨는 현역시절 352도루(일본 역대 15위)를 기록한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1번 타자였다. 시마다 씨가 1991년에 니혼햄에서 다이에(현 소프트뱅크)로 이적하자 그 해 김 코치는 주전을 차지했다.
김 코치는 "홈런 20~30개를 칠 수 있는 선수가 얼마나 될까요. 또 타격은 컨디션에 따라 슬럼프가 있을 수 있지만, 수비와 주루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 3차전 때 외야수(두산 임재철과 민병헌)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송구를 하는 걸 봤습니다. 그만큼 훈련을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김 코치가 KIA에서 키우고 싶은 선수는 누구일까. "선수가 '수비만 잘 해도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키가 작지만 수비와 주루가 뛰어난 선수. 바로 이용규 같은 선수를 만드는 게 김 코치의 임무다.
"저는 올 시즌 KIA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이용규가 잘 한다는 건 알고 있어요. 그를 중심으로 안정된 수비와 주루능력을 갖춘 팀을 만들고 싶어요."
수비와 주루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중요성은 김 코치의 말 그대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입증됐다. 김 코치는 내년 시즌 KIA를 수비와 주루가 뛰어난 팀으로 만들기 위해 벌써부터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