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한항공이 울상이다. 전력의 절반을 잃었다. '세터 놀음'인 배구에서 주전 세터없이 2013~2014시즌에 돌입하게 됐다.
한선수(28)가 군입대를 결정했다. 한선수는 다음달 5일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해 21개월간 국방의 의무를 할 예정이다.
더 이상 군입대 연기가 어려웠다. 상무 입대 지원은 때를 놓쳤다. 나이 제한에 걸렸다. 상무는 만 27세까지 입대가 가능하다. 결국 상근예비역 밖에 답이 없었다.
무엇보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상근예비역은 군대 일과시간 이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복무기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지 않아도 된다.
사실 한선수의 군입대 연기를 위해 소속팀 뿐만 아니라 대한배구협회에서도 발벗고 나섰다. 한선수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의 주전 세터였기 때문이다. 협회는 국방부에 연락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이유로 한선수의 군입대를 1년만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절망적이었다. 이종경 협회 전무이사는 "선수 한 명때문에 협회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형평성 문제다. 협회는 계속해서 한선수의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한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못 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선수는 현역 자원이기 때문에 국제대회에도 차출이 불가능하다.
한선수의 군입대 공백은 전력의 큰 손실이다. 박기원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은 "고민이 크다. 한선수가 아시안게임을 못뛰게 된다면 전력에 절반을 잃는 것이다. 대체자를 지금부터 물색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한항공도 코앞으로 다가온 새시즌을 대비, 한선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백업 황동일을 올시즌 주전세터로 변신시켜 줄곧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추게 하고 있다. 3번째 세터였던 백광언도 대기 중이다. 그러나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김 감독의 묘수가 필요해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