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가 공사중이라…."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경기 전 훈련을 위해 1루측 덕아웃에 나타난 LG 선수들 중 외야수 이진영과 박용택의 외무가 평소와 달랐다. 두 사람 모두 평소 기르지 않던 수엽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나왔다. 박용택은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이기도 했지만 턱수염까지 기른 모습은 보인 적이 드물었다. 보통 선수들이 큰 경기를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깔끔하게 면도를 하는 데 반해 두 사람은 평소와 다른 스타일을 보였으니 그 이유가 궁금했다.
먼저 이진영. 이유가 다소 황당했다. 이진영은 "징크스 때문이 아니다. 사우나가 안돼 면도를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LG 선수단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인터컨티넨털호텔에서 합숙 중인데, 때마침 이 호텔에 있는 사우나가 공사 기간이었다고 한다. 평소 사우나를 즐겨 이용하는 프로야구 선수들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이진영은 "한국시리즈에 오른 뒤 대구 숙소에서 자를 것인가"라는 말에 "당장 내일도 자를 수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반면, 박용택은 수염에 대해 매우 진지하게 접근했다. 박용택은 "시즌 마지막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싶어 자르지 않았다"고 답했다. LG는 지난 5일 열린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좋은 기억이 있다. 박용택은 "나논 평소 2경기 연속 무안타를 치거나 해야 스타일 변화를 준다"며 당분간은 수염을 자르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