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은 16일 본사 문화홀에서 임직원 대상 특강을 갖고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 IT·모바일 기술을 적절히 융합한 '옴니채널' 전략을 미래 유통 혁신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옴니채널'이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고객 관점에서 통합하여 온-오프라인 매장에 관계없이 고객에게 최선의 선택을 제공하는 유통 체계를 의미한다.
정 명예회장은 이 날 강연에서 저성장시대가 도래하고 유통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잘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IT·모바일 기술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제공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언제든 다른 유통채널로 이동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고객을 집객하고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합해서 활용하는 '스마트혁명'을 추진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소통혁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 '스마트혁명'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채널 구축·활용
먼저 정재은 명예회장은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의 고객정보 및 쇼핑체험을 융합해 통일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통합 마케팅을 실시하기 위한 키워드로 '스마트혁명'을 제시했다.
스마트혁명의 기본 전략 3가지는 '고객 접점 네트워크 확대'와 '고객 정보 분석', '고객이 원하는 정보 제공'이다.
정 명예회장은 PC, 모바일, 키오스크, 디지털 영상장비 등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2012년 말 기준 각각 37조3천억과 32조5천억으로 추정되는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매출이 2~3년 내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옴니채널을 구축하면 온-오프라인 매출과 고객의 통합관리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고객 구매 정보를 바탕으로 한 후행적 분석에 머무르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 수준을 넘어, 선행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빅데이타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월마트의 고객 분석 연구 전문 자회사 '월마트 랩스'를 예로 들며, 필요한 정보를 소셜 데이터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수집·분석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판매 적중률을 높이는 전략의 벤치마킹을 제안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처럼 고객과의 온-오프라인 채널 접점에서 축적된 통합 데이터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적시적소에 제공한다면 개인별 맞춤형 쇼핑이 가능해지고 재구매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편의를 위한 위치 기반 서비스, 타사 상품과 가격 비교를 할 수 있는 이베이의 '레드레이저' 같은 혁신적인 모바일앱, 버추얼피팅처럼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구체적인 고객 정보 제공 방안도 제시했다.
■ '스마트혁명' 추진 위해서는 혁신적 '소통혁명' 수반돼야
정재은 명예회장은 이 같은 '스마트혁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파격적인 '소통혁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IT·모바일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대내외적인 원활한 소통이 없다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먼저 정 명예회장은 미국 '세일즈포스닷컴'사의 '채터'와 같은 통합적이고 혁신적인 사내외 소통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터'의 주요 기능은 조직원의 정보를 확인하고 동료 및 전문가를 팔로우 시켜줌으로써 상호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인데, 이를 SNS와 연동하고 공개·비공개 여부를 설정해 외부 고객과 협력사까지 확장 시킬 수 있다.
또한 외부와의 소통에 앞서 조직 내부의 소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를 위해 수평적이고 쌍방향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이 있는 후배가 선배를 지도하는 것이 용인되는 리버스 멘토링 제도나 협업에 적극 참여한 동료에게도 포상을 하는 인센티브제도 등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제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정 명예회장은 '스마트혁명'과 '소통혁명'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총괄 책임 운영할 수 있는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 정보관리 책임자)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신세계그룹사 대표와 임원, 백화점과 이마트의 실무 책임자급 부장 이상 간부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재은 명예회장은 신세계그룹의 대한민국 유통사에서의 역할과 사명 등에 대해
꾸준히 방향성을 제시하며 2007년부터 변화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해 왔는데, 지난해에는 '책임혁명'을, 2011년에는 '인사혁명'을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