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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LG, 주키치 엔트리 제외한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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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기량이 뛰어난 선수 1명보다는 팀워크였다.

1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치러지는 LG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양팀이 하루 전인 15일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전포지션에서 예상된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LG의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탈락이었다.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기는 했으나,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를 과감하게 배제할 수 있었던 데는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LG 코칭스태프의 굳은 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주키치는 지난 2년간 LG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시즌만큼은 달랐다. 본인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겨우내 운동부족으로 개막 전부터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뚝 떨어진 구위, 여기에 독특한 투구 스타일이 상대에게 읽히며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결국,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했고 중요한 순위싸움이 이어졌던 후반기 막판에는 아예 1군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2군에서 훈련과 경기를 계속했고, 특별히 아프다는 보고도 없었지만 1군 코칭스태프는 주키치를 불러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주키치는 플레이오프 엔트리 탈락이라는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일각에서는 "구위와 몸상태가 어느정도 수준 이상이라면 불펜으로라도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LG는 개인이 아닌 팀워크를 선택했다. 김 감독은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동료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투수는 마운드에서 좋은 투구를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며 "그 선수의 부재 하나로 다른 많은 선수들이 더 큰 고생을 했다. 지금까지 잘해준 선수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 LG 코칭스태프는 정규시즌 후반 선발로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주키치에게 "불펜으로 준비해줄 수 있느냐"라고 권유했지만 선수의 거절 의사로 답답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미 주키치의 부재가 오래돼 그 사이 단단하게 틀을 완성한 LG 마운드다. 류제국-리즈-우규민-신재웅으로 이어지는 선발라인이 있고, 1+1 또는 전천후 롱릴리프로 신정락이 대기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활약했던 불펜진이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 조절을 마쳤다. 단기전이고 큰 경기라지만, 주키치의 빈자리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