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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축구?브라질전은 네이마르쇼를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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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작전은 네이마르 사냥인 듯하다.'

13일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의 헤드라인이었다. 브라질 언론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강한 압박을 펼친 한국의 플레이에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브라질 스포츠 매체인 수페르 에스포르테는 '한국 선수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네이마르를 짜증나게 만들었다'며 '바르셀로나 스트라이커는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몇차례 불평했고,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도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고 전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다비드 루이스(첼시) 역시 "브라질은 브라질의 축구를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파울이 많았다. 그 점이 이날 경기의 좋지 않은 점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일부 네티즌들도 '친선경기에서 지나친 태권축구를 했다'고 가세했다. 모두 12일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나선 한국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대한 언급이었다. 과연 정당한 지적일까.

한국은 이날 철저한 압박으로 유럽을 누비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을 막았다. 때로는 거친 플레이도 나왔다. 총 23번의 파울이 쏟아졌다. 물론 친선경기치고는 많은 횟수다. 그러나 테크니션을 막기 위해서는 응당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기술이 좋은 팀을 상대하는 팀들은 파울도 불사하는 강한 압박과 몸싸움을 펼친다. 홍명보호의 선택도 강한 압박이었다. 한국영(쇼난)-기성용(선덜랜드) 두 수비형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 한국의 2선공격수들도 시종 강력한 압박과 몸싸움을 펼치며 브라질의 공격진을 막아냈다. '명장' 조제 무리뉴 감독 역시 첼시와 인터밀란 시절 레슬링을 방불케 하는 몸싸움을 앞세워 기술이 좋은 바르셀로나를 여러차례 침몰시켰다. 셀틱도 지난시즌 몸싸움 축구로 바르셀로나라는 대어를 낚았다. 상대에게 해를 가할 정도가 아니라면 축구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네이마르 역시 "파울은 날 쫓아다니는 여자친구들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브라질전은 친선경기였지만, 월드컵을 준비하는 소중한 과정이었다. 테크닉이 뛰어난 팀들을 상대로 홍명보호가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지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홍명보호는 강한 압박을 테스트했고, 한국식 압박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권축구'를 운운하는 것은 사대주의적 발상이다. 브라질전은 네이마르의 개인기쇼를 보기 위한 이벤트 경기가 아니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