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브라질전.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일전이었다. 0대2 패배 속에서 숙제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원의 안정이 반갑다. SNS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기성용(선덜랜드)의 복귀가 가져다 준 효과였다. 한국영(쇼난)과 호흡을 맞춰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을 저지하고 공격에서는 매끄럽게 중원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90%'가 넘는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패스의 정확성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브라질의 미드필드가 강하게 압박을 하자 볼 컨트롤 후 방향을 전환했다. 좌우 측면으로 열어주는 정확한 롱패스는 한국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짝' 한국영도 합격점을 받았다. 수비를 전담, 강력한 압박으로 브라질의 예봉을 차단하면서 기성용과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무난한 가운데 아쉬움이 남았던 수비진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중앙 수비, 좌우축 윙백에는 김진수(니가타)와 이 용(울산)이 기용됐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 선수들을 맞아 때론 거칠게, 때론 영리하게 수비를 펼쳤다. 네이마르-조-헐크로 이뤄진 세계 정상급의 공격라인을 맞아 평균점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물론 후반 4분의 실점을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순식간에 수비라인이 흐트러지면서 오스카를 막지 못했다. 이 장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수비의 실수로 실점을 했는데 어린 선수들이고 앞으로 배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난하다는 평을 받았다.
숙제도 풀어야 하고, 소득은 발전시켜야 한다. 브라질전은 훌륭한 예방주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