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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 데뷔후 최고의 중압감 견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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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감이 2중3중으로 커졌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다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LCS) 2차전에서 타선 침묵으로 0대1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패에 몰렸다. 지난 88년 이후 25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는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날 다저스는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를 내세우고도 패해 충격이 배가 됐다. 1차전 잭 그레인키에 이어 2차전 커쇼까지 원-투펀치 카드가 모두 실패로 돌아감으로써 15일 오전 9시7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로 나서는 류현진에게 상당한 압박감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2연패후 전세를 뒤집기란 참으로 힘들다. LCS가 7전4승제로 바뀐 지난 85년 이후 1,2차전을 패한 팀이 역전시리즈를 일구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그 사례가 드물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총 10번중 1번 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85년 세인트루이스가 다저스를 상대로 2연패를 당한 뒤 4연승을 달리며 월드시리즈에 오른 적이 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3번 가운데 1번 있었다. 지난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에 3연패를 당하고도 내리 4경기를 잡으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역대 유일한 3연패후 4연승 시리즈였다. 총 23번 가운데 2번 밖에 없었으니,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나갈 확률은 통계적으로 8.7%에 불과하다. 류현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다저스 타선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1차전에서는 13이닝 동안 9안타 2득점에 그쳤고, 2차전서는 5안타에 한 점도 뽑지 못했다. 특히 1차전서 3회 2득점한 이후 19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중이다. 물론 14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15일 야간경기로 치르기 때문에 타자들이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타격감을 들여다 보면 부정적인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야시엘 푸이그는 1차전서 6타수 무안타, 2차전서 삼진 4개로 4타수 무안타 등 이번 LCS 들어 10타수 무안타 6삼진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애드리언 곤잘레스도 2경기서 5타수 1안타 3삼진에 그쳤고, 류현진의 '도우미'로 통하는 후안 유리베도 10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그나마 톱타자 칼 크로포드가 10타수 3안타, 마크 엘리스가 9타수 3안타로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갔다.

여기에 주포인 핸리 라미레스가 부상을 입어 3차전 출전이 미지수다. 라미레스는 1차전서 1회 세인트루이스 선발 조 켈리의 강속구에 왼쪽 갈비뼈를 맞고 타박상을 입었다. 당시 라미레스는 연장 13회까지 뛰며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2차전을 앞두고는 심한 통증을 호소해 결국 정밀검진을 받기 위해 LA로 먼저 이동했다. 라미레스는 올 정규시즌서 타율 3할4푼5리에 20홈런 57타점을 올렸고, 포스트시즌서도 6경기서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중이다. 라미레스가 없는 다저스 타선은 2차전서 드러났듯 파괴력이 떨어진다. 안드레 이디어도 발목 상태가 썩 좋지 못하다. 류현진으로선 정규시즌과 같은 화끈한 타선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 선발은 에이스인 애덤 웨인라이트다. 정규시즌서 19승9패, 평균자책점 2.94를 올렸다. 90마일대 초중반 직구와 커브, 커터 등 다양한 볼배합과 정교한 제구력이 강점이다. 정규시즌서 다저스를 상대로 1승을 따낸 바 있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2경기서 2승에 평균자책점 1.13의 호투를 이어갔다. 통산 다저스 상대 피안타율도 2할4푼3리로 강했다. 류현진은 정규시즌서 에이스 투수들과 숱한 대결을 펼치며 승리를 따내기도 했지만, 포스트시즌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류현진으로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무겁고 중요한 상황에서 선발로 나서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