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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치부를 드러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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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세계 최강의 팀을 맞이한다. 12일 친선경기를 위해 브라질을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격전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다. 그러나 걱정이 먼저 앞선다.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이었다. FC서울이 FC서울이 천신만고 끝에 4강에 올랐다. 하지만 그라운드는 부끄러운 한국 축구의 자화상이었다. 비토르 페레이라 알 아흘리 감독은 "우리는 패스를 통해 경기 운영을 풀어나가는 팀인데 잔디가 상태가 좋지 않았다"며 토로했다. 아쉽기는 최용수 서울 감독도 마찬가지다. "좋은 잔디에서 좋은 패싱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서울과 알아흘리전은 아시아 전역에 중계됐다. 논바닥보다 못한 잔디였다.

이번에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한다.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브라질전이다. 다시 말하면 2002년 한-일월드컵을 유치한 한국 축구장의 '논바닥 잔디'가 전 세계에 알려질 위기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공기업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급하게 보수 공사 계획을 세웠다. 브라질전까지 긴급 보수 작업을 마칠 계획이란다. 그러나 보수를 한다고 해도, 잔디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지 불투명하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FC서울의 ACL 경기를 봤는데 운동장 사정이 안 좋은건 사실이다." 그리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브라질이 세계 어디를 가든, 세계 언론의 이슈가 되는 팀이다. 그런 팀이 한국에 와서 그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면 한국 축구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이 된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런 잔디에서 경기를 하는 것은 우리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 축구의 자랑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치부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드러날 위기다. 세계 최강팀을 불러 놓고 '잔디'로 인해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 빠른 보수 공사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