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올시즌엔 4강 탈락의 쓰라림을 맛본 SK. SK 이만수 감독은 내년시즌 부활을 위해 전력 보강의 첫번째로 마운드 강화를 생각했다. 불안한 불펜진을 강화하기 위해 김광현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을 생각했고, 선발진은 신예 선수를 키우거나 마땅치않으면 야수를 주고서라도 선발투수를 영입할 뜻도 비쳤다.
하지만 타선 보강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타선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뜻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타자들에겐 확실한 동기 부여가 있다"고 했다. 바로 FA다.
FA는 선수 개인이 자격을 얻는 것이니 선수 한명이 개인 성적을 위해 열심히 하면 된다. 그것이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내년 SK는 다르다. FA 자격을 얻게되는 선수가 많다. 내년시즌까지 FA연수를 채우게 되면 FA자격을 얻는 선수가 SK에 무려 7명이나 된다. 이 중 투수는 이재영 1명뿐이고 타자가 6명이다. 게다가 타자들 모두가 SK의 주축 선수들이다. 현재 SK의 외야를 책임지고 있는 조동화 박재상 김강민 등이 내년엔 모두 FA 자격을 얻게 된다. 내년시즌 FA 최대어로 꼽히는 3루수 최 정과 올시즌 부진했던 나주환도 포함된다. 올해 SK로 기대를 받고 이적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2009년 MVP 김상현도 내년까지 뛰면 첫 FA가 된다.
올시즌 이런 저런 이유로 부진했던 타선이지만 내년시즌엔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FA를 앞두고 있어 타선 전체가 자연스럽게 열심히 할 수 있다. 내년엔 KT가 FA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에 FA를 앞둔 선수들에겐 더욱 동기부여가 된다.
SK는 7년만에 우울한 시즌 막판을 보내고 있다. 내년 이맘땐 다시 포스트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까. FA를 앞둔 선수들에겐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는 것이 자신을 확실하게 광고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