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롯데)과 이병규(LG·9번)의 타격왕 싸움이 볼만해졌다. 둘의 나이차는 무려 14살. 떠오르는 젊은 선수와 베테랑의 타격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규정타석에 미달됐던 이병규가 손아섭을 월등히 앞서면서 규정타석만 채우면 이병규의 8년만의 두번째 타격왕 타이틀이 충분해 보였다. 이병규는 지난 2005년 타율 3할3푼7리(466타수 157안타)로 수위타자가 됐었다.
이병규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5월 초에 복귀해 타석수가 적다. 그래서 아직까지 규정 타석에 들지 못했고, 손아섭은 수면 아래에 있던 이병규와 보이지 않는 타격왕 싸움을 해야했다.
7월말까지만해도 타격왕 싸움은 오리무중이었다. 삼성 채태인이 규정타석을 채우며 3할7푼4리로 1위에 올랐고, LG 박용택이 3할3푼6리로 2위, 손아섭은 3할3푼으로 3위였다. 여기에 이병규(0.391)와 이진영(0.355) 등 규정타석엔 미달됐지만 성적이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8월말에도 타격왕이 누가 될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1위를 달리던 채태인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빠졌고, 그사이 한달간 4할5푼1리라는 엄청난 타율을 보인 손아섭이 3할5푼5리로 1위에 올라섰다. LG 박용택은 3할2푼6리로 2위. 손아섭의 대항마로 오히려 수면 아래에 있던 이병규와 이진영이 꼽혔다. 3할6푼4리, 이진영은 3할4푼9리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며 규정타석을 향해 진격 중이었다. 오히려 타율이 높은 이병규의 우세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9월이 되자 타격왕 경쟁자들의 타격감이 한풀 꺾였다. 28일까지 손아섭은 2할7푼3리에 그쳤는데 이병규는 2할5푼4리, 이진영은 2할6푼2리에 머물렀다. 비슷한 2할대 타율이었지만 타석수가 많은 손아섭의 타율 하락은 적었고, 타석수가 적어 적은 안타수로도 높은 타율을 유지했던 이병규와 이진영의 타율 변동은 컸다.
손아섭은 3할4푼2리로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진영은 규정타석에 진입했으나 3할3푼2리로 2위. 이병규는 3할4푼3리(350타수 120안타)를 기록중이다. 손아섭과 이병규와의 차가 이제 1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날까지 375타석에 나가 규정타석(378타석)에 3타석 모자랐던 이병규는 LG가 6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상태라 꾸준히 4타석씩 출전한다고 가정하면 시즌이 끝나면 규정타석인 397타석을 채울 수 있다. 손아섭은 5경기가 남았다.
최근의 타격감을 보면 손아섭이 조금 더 나아보인다. 최근 일주일 동안 매일 경기를 치렀던 손아섭은 7경기서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7일엔 삼성의 최강 마무리 오승환으로부터 솔로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3경기만 치른 이병규는 겨우 8푼3리에 그쳤다. 12타수에 단 1안타였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타격감이 앞으로 어떨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더 집중하고 상대의 견제를 넘어서느냐의 싸움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손아섭 VS 이병규 월별 타율 비교
손아섭=월=이병규
0.368=3,4=-
0.322=5=0.371
0.278=6=0.347
0.356=7=0.467
0.451=8=0.302
0.273=9=0.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