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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이 신인왕 후보 1순위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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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신인투수의 10승을 볼 수 있을까. 10승이 아니라 하더라도 한국프로야구는 모처럼 훌륭한 선발투수를 찾았다.

NC 이재학은 지난 2010년 입단한 4년차 신인이다. 지난 2007년 이후 1년차 데뷔 시즌에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사라졌다. 중고신인이라 해도 이재학의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신인왕 후보 1순위라는 건 기록이 증명한다.

올시즌 이재학은 9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중이다. 지난 25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 침묵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 번이나 아홉수에 걸리고 말았다. 경험이 부족한 NC 타선이 시즌 막판 지독한 부진에 빠진 게 문제다. 득점지원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학의 기록은 신인왕을 넘어 '토종 투수 No.1'에 가까운 기록이다. 일단 25일 경기로 SK 세든(2.93)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부문 2위로 올라섰다. 팀 동료인 외국인선수 찰리(2.52)에 이어 2위다. 이재학 다음 토종투수는 삼성 윤성환인데 평균자책점 3.35로 5위다. 이재학과 차이가 크다.

투수의 기본적인 덕목인 평균자책점 외에 다른 지표에서도 당당히 '토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얼마나 주자를 내보냈는지 볼 수 있는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9로 전체 2위다. 1위는 LG 리즈(1.18)로 역시 토종 1위다.

피안타율 역시 2할2푼6리로 LG 리즈(2할1푼2리)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상대를 압도했다. 탈삼진은 137개로 5위인데 토종 투수 중에선 두산 노경은(3위, 146개)에 이어 두번째다.

이재학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0년 두산에서 16경기(1경기 선발)서 23⅓이닝을 던지면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한 게 1군 기록의 전부였다. 사실상 올시즌이 풀타임 1군 첫 시즌이다. 지난 2011년 말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대형 신인투수가 사라진 한국프로야구 현실에서 이재학의 등장은 너무나 반갑다. 4년차 신인이라고 폄하할 부분은 없다. 신생팀의 한계로 승수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지만, 신인왕을 차지하기엔 충분히 훌륭한 성적이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10승은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신인투수의 10승은 사라졌다. 이재학이 7년만의 10승 신인투수가 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미 기록상으론 가장 뛰어난 신인이지만, 10승까지 이루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앞으로 남은 이재학의 등판은 1경기다. NC 김경문 감독은 기록 달성을 위해 구원등판을 시키는 식으로 10승을 채워줄 사령탑은 아니다. 하지만 로테이션에 맞춰 오는 마지막 선발등판 땐 내심 타선이 터져주길 기다리고 있다. 김 감독은 이재학에 대해 "신인왕은 잘한 선수가 받는 것이지, 10승이냐 9승이냐로 받고 못 받고는 아닌 것 같다"며 "그래도 재학이는 투구내용이라든지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 올해 1년만이 아니라, 꾸준히 잘 던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오는 30일 창원 KIA전에서 마지막으로 등판할 예정이다. 이재학은 최근 호투에 기록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면서 "시즌 막바지가 되니, 끝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욱 집중을 하는 것 같다. 덕분에 최근 직구가 더 좋아졌다. 체인지업이 막혀도 직구 덕에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10승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이재학은 "신인왕도 신인왕이지만, 10승은 꼭 하고 싶다. KIA전 준비 잘 하겠다. 2점대 평균자책점도 좋지만, 투수에게 두자릿수 승리의 의미도 큰 것 같다"며 "사실 그보단 올해 1년 반짝이 아니라,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