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메이저리그(MLB)를 이끈 버드 셀릭(79) 커미셔너가 2015년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셀릭 커미셔너는 27일(한국시각) 2012년 구단주들의 투표로 연장받은 2015년 1월 임기 종료에 맞춰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이 세번째 은퇴 선언이다. 지난 2006년부터 지속적으로 은퇴 의사를 밝힌 셀릭은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 재신임된 끝에 또다시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1992년 커미셔너 대행으로 MLB를 이끌기 시작한 셀릭은 이대로 임기를 마치면, 지난 1920년부터 1944년까지 24년감 재임한 케네소 마운틴 랜디스 초대 커미셔너에 이어 두번째로 긴 시간 장기집권한 커미셔너로 남게 된다.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주였던 셀릭은 노사 반목이 심각할 때 커미셔너 대행을 시작했다. MLB는 1972년부터 1995년까지 무려 8차례나 파업을 겪었다. 셀릭의 커미셔너 재임 초기였던 1994~1995년에도 7개월간 파업이 계속돼 월드시리즈가 취소될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MLB에 노사 분쟁은 없었다. 셀릭은 MLB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가 취임하던 1992년 12억달러였던 총 예산은 지난해 총 75억달러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총 8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저된다.
구단별로 운영되던 홈페이지는 MLB.com으로 통합, 미디어 환경에 적극 대응해 수익을 극대화시켰고, 부유세(사치세)를 도입하는 등 구단 사이 형평성도 고려했다.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가 맞붙는 인터리그 도입 역시 그의 작품이었으며,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해 디비전시리즈-리그 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로 이어지는 현재 포스트시즌 제도를 확립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수차례 금지약물 파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셀릭의 과오로 남아있다. 올시즌에도 2011년 내셔널리그 MVP인 라이언 브론(밀워키)이 중징계를 받았고,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인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도 의혹으로 재심에 들어간 상태다.
AP통신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선수들과 약물 규제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실질적인 징계로 이어지는 도핑테스트는 2004년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셀릭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야구에 종사할 수 있던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 굳은 지지를 보내줘 이 위대한 단체를 이끌게 해준 구단주들과 열정을 다하며 미래를 위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남은 재임기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여러가지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