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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아전인수 꼼수 'NC, 진해구장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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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진해 신축구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아전인수식으로 NC 구단을 압박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KBO가 창원시의 진해구장 강행 방침에 반박하는 입장을 발표한 기자회견을 참관했던 창원시 관계자는 "NC 구단이 지난 4월에 이미 약속된 기간 안에 완공될 수 있다면 진해구장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공문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근거가 있다"며 "필요하다면 NC 구단이 보낸 공문을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창원시와 KBO가 합의한 신축구장 당초 완공시점은 2015년 2월이지만 이후 창원시가 2016년 3월로 변경한 상태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KBO와 창원시가 진해 신축구장을 놓고 벌이고 있는 논란은 필요없게 된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당사자인 연고 구단 NC가 진해구장을 수용하겠다고 하면 강제로 막을 방법은 없다. NC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NC가 정말 창원시의 진해구장을 수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신축구장을 둘러싼 논쟁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NC는 25일 공식 입장 발표를 통해 진해구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창원시의 주장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대목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신축구장 완공시기만 맞출 수 있다면 NC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진해구장이라도 수용하겠다는 뜻이었느나'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 NC는 이미 진해구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왜 NC는 이제와서 진해구장에 대한 변경을 요청했을까. 창원시의 주장대로 라면 NC가 거짓으로 진해구장 수용 입장을 답변한 것이 된다.

그러나 알고 보니 창원시의 아전인수격 해석이 다분했다. 창원시 관계자가 언급한 당시 공문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창원시는 지난 2월 22일과 4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NC 구단에 공문을 보냈다. 당시는 창원시의 약속 이행이 지지부진하자 KBO가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던 때였다. 그러자 창원시는 NC의 입장을 확인하고 싶었다.

공문 내용은 진해 육군대학 부지가 결정된 사실과 이에 따른 공사계획 등을 설명한 뒤 NC 구단 측에 3가지 입장을 밝혀달라는 내용이었다. 3가지 질문 요지는 ▲NC 구단의 연고지 이전 여부 ▲진해 육군대학 부지에 건립될 새야구장의 사용 여부 ▲프로야구 2군캠프 건립계획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었다. 이들 두 차례의 공문은 같은 내용이다. 4월 3일자는 이전에 보낸 것에 대한 답변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NC 구단은 같은 날 답변 공문을 통해 쟁점이 된 진해구장 사용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2016년 3월 완공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KBO는 물론 언론에서 창원시의 신축구장 부지로 선정된 육군대학 부지에는 현실적으로 2016년 3월까지 건립이 어렵다는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창원시는 계속해서 2016년 3월 완공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고 한 뒤 '창원시의 약속대로 2016년 3월까지 세계적 명품 신규 야구장이 완공되고, NC가 그 경기장에서 2016시즌을 맞이하게 된다면 창원을 떠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자 창원시는 4월 17일 'NC 다이노스 향후 거취 및 입장에 대한 답변 재촉구'라는 공문을 다시 보내 '진해구장 사용에 대한 답변이 모호하니 다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한 NC 구단의 답변은 4월 22일 있었다. 여기서도 NC는 진해구장을 사용하겠다고 못박지는 않았다. '창원시가 약속한 대로 교통시설 기타 입지조건을 등을 완벽히 구축하여 많은 야구팬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신규 야구장이 2016년 3월까지 건립된다면 신규 야구장에서 2016년 시즌을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표현했다. 오히려 NC는 추가 내용에서 '야구팬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기존의 타 야구단과 비교하여 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신규 야구장 건립이 필요하다'며 진해구장에 대한 우려감을 에둘러 피력했다.

창원시는 지난 5월 13일 4번째 공문을 보내 '진해구장의 홈구장 사용 여부에 대한 답변이 여전히 미흡하니 이번 만큼은 명확한 답변을 해달라'고 했고, 이후 양측간의 관련 공문 교환은 없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을 종합해 보면 NC 구단은 창원시가 애를 태울 정도로 진해구장을 사용하겠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KBO는 " NC가 진해구장으로 마음을 굳혔다면 KBO가 뭣하러 신축구장에 대한 자체 타당성 조사를 하는 등 헛심을 쓰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창원시는 아전인수식 공문 해석으로 NC가 진해구장을 수용하도록 몰고가려 했다는 비판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의혹은 NC의 25일 입장 발표를 통해 더욱 자명해졌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