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속으로'가 과연 K-리그 클래식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까.
광역 연고 팀들의 홈 이전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FC가 지난 22일 대구FC와의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9라운드를 기존 창원축구센터가 아닌 삼천포공설운동장에서 펼쳤다. 강원FC는 내달 5일로 예정된 경남과의 31라운드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원주종합운동장으로 옮겨 치르기로 했다. 서울 수원 등 연고 정체성이 확실한 구단들과 달리 광역 연고 개념의 도민구단 타이틀을 달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프로축구의 관중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서울 수원 같은 수도권 팀들도 팬심 잡기가 쉽지 않다. 포항 제주 등 피나는 노력으로 지역 밀착에 성공해 평균 1만명 내외의 관중을 동원하는 구단들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구단들은 여전히 관중동원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7라운드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집계한 관중통계에 따르면, 평균 관중 1만명을 넘는 구단은 수원(1만8592명) 서울(1만7739명) 포항(1만1046명) 전북(1만756명) 4구단 뿐이다. 최하위 전남은 홈 13경기에서 평균 274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고, 부산(4904명)도 5000명을 넘지 못한다.
프로연맹이 지난 6월 서산 안성 평택에서 실시했던 자선경기는 좋은 참고가 될 만하다. 프로축구 출범 30주년을 맞이해 팬서비스와 사회공헌 차원에서 마련했던 이벤트다. 정규리그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서산에서 열린 대전-울산전에는 1만9000명(추정)에 육박하는 구름관중이 몰려 들었다. 안성(성남-서울·9725명)과 평택(인천-제주·7500명 추정)에서도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역으로 폭넓에 눈을 돌려볼 수 있는 이유다. 홈이전경기는 단순한 관중몰이 뿐만 아니라 지자체 협력 강화 및 수익 증대 같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매개다. 경남 강원 등 광역 연고 구단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단순하게 홈이전경기만을 앞세울 수는 없다. 경남-대구전에서 5205명을 동원한데 그친 것을 보면 지역 팬들을 만족시킬 만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경기력은 두말할 나위 없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졌다. 팬들에게 녹아드는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이 없다면 '프로축구 흥행'이라는 외침은 그저 메아리에 그칠 수밖에 없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