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7연승을 달렸다. 삼성 야구가 선두 싸움의 매우 중요한 고비에서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 삼성이 가장 잘 하는 '지키는 야구'가 있다.
삼성은 7연승을 하면서 LG 트윈스와의 피말리는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두 팀은 나란히 120경기씩을 했는데 삼성이 승차에서 1경기 앞섰다. 게다가 삼성은 2무가 있어 향후 8경기에서 밀려 승차가 없어 지더라도 '무'가 없는 LG 보다 승률에서 근소하게 앞설 수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삼성이 LG 보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게 유리하다.
삼성 야구는 위기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 마운드가 있다. 7연승 중 선발승이 6승이었다. 제구력이 늘 말썽인 좌완 차우찬이 놀랍게도 2승을 책임졌다. 윤성환도 2승, 장원삼 배영수가 1승씩 올렸다. 그리고 올해 큰 점수차 승리로 등판 기회를 자주 잡지 못했던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1승4세이브를 거뒀다.
이번 7연승을 통해 삼성은 그들이 가장 경기력이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삼성은 지난 2011~12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에 올랐을 때 지금과 같은 야구를 했다.
선발이 퀄리티 스타트로 버텨줄 때 타자들이 선제점을 뽑는다. 그리고 필승 계투조(심창민 안지만 등)가 2이닝 정도를 끌어준 후 오승환이 매조지는 식이다.
삼성 투수들은 그들이 국내 1등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실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올해는 얘기가 달랐다. LG가 팀 평균자책점에서 3.66으로 1위를 달렸다. 삼성은 7연승을 달리기 이전 팀 평균자책점이 4.05까지 올라갔다. 삼성 마운드의 굴욕이라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전자업계 라이벌 LG에 밀렸다. 그들이 늘 외치는 1등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7연승을 달리면서 팀 평균자책점을 3.95까지 끌어내렸다. 마운드가 안정이 되면서 타자들도 덩달아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
때마침 삼성 타선의 지원도 한몫했다. 특히 박한이 정형식 박석민이 맹타를 휘둘렀고, 무명의 이상훈이 깜짝 스타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투타 밸런스가 맞아 떨어지면서 고비였던 18일 NC전과 21일 넥센전을 넘겼다.
삼성이 되살린 지키는 야구는 타이밍이 절묘했다. 더 밀리면 한국시리즈 직행이 힘든 상황에서 자신들의 야구 색깔을 끄집어냈다.
삼성은 이번 연승을 통해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이 페이스만 유지하면 한국시리즈 직행도 가능하다고 봤다. LG가 선전하더라도 삼성이 어이없는 실수를 하지 않으면 LG가 1위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과 LG의 맞대결은 한 차례(29일) 남았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경우 3연속 통합 우승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앞으로 지키는 야구에 대한 감을 그대로 살려 나갈 것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오승환도 동기부여가 잘 돼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해외진출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오승환은 삼성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둘이 가장 보기 좋게 서로를 놔주는데 필요한 것이 3연속 통합 우승이다. 오승환이 막판 힘을 낼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