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이적 시즌 새 소속팀을 찾는데 실패한 이후 다시 오리무중 상태가 된 박주영의 거취에 대해 최근 다양한 내용의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두드러진 부분은 역시 박주영에 대한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의 언급.
벵거 감독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 "그는 올 시즌 우리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최근 부상이 있어 오늘 출전하지 않았던 것 뿐"이라며 "박주영은 지금 훈련 중이며 몸 상태가 완벽해진다면 그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벵거 감독의 언급을 전한 국내 언론은 "박주영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벵거 감독이 드러낸 태도가 의문을 들게 한다. 벵거 감독은 우선 '지금 누구를 묻는 것인가'라며 되물으며 그 대상을 다시 확인했다. 답변을 하기 전에도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뜸을 들였다."고 벵거 감독이 박주영을 언급하면서 보인 태도를 함게 전하며 그의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단 벵거 감독의 언급 가운데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현재 박주영이 아스널의 '퍼스트팀'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박주영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DH스포츠 김동호 대표는 지난 12일 <풋볼리스트>와의 통화에서 박주영이 아스널과 사실상 결별한 상태로 구단에서 제공하는 주택이 아닌 런던의 한 호텔에서 생활하는 것이 그 증거라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박주영이 호텔 생활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별다른 의미는 없다. 아스널이 제공했던 주택을 셀타비고에서 임대생활하는 동안에 처분했다. 팀에서 다시 집을 얻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호텔을 제공한 것이다. 훈련도 1군 선수들과 계속해서 해왔다"
결국 박주영은 아스널 잔류가 결정되고 팀의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음을 물론 아스널의 일원으로 1군에서 함께 훈련해왔음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언론은 박주영이 아스널의 25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아스널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이 박주영을 로스터에 올린 것으로 실제 경기에서 활용할 의사는 없다는 보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벵거 감독의 '박주영 언급'은 그에게 박주영에 대한 다른 속내가 존재하는 지 여부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도대체 현 시점에서 박주영에 대한 벵거의 속내는 어떤 것일까?
아스널은 지난 15일 선덜랜드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데려온 외질의 영입효과가 분명하게 확인됐다는 점에서 벵거 감독으로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팀의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많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현재 산티 카소를라, 토마스 로시츠키, 루카스 포돌스키,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 미켈 아르테타, 아부 디아비, 야야 사노고 등이 부상 중이고, 선덜랜드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지루마저 경기 중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도 지루의 부상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거의 경우를 비추어 보면 아스널은 팀의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망친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부상 트라우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박주영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는 환경적 요소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 보다는 박주영과 아스널의 계약내용과 박주영의 이적과 관련된 아스널의 입장, 그리고 내년 브라질 월드컵이 벵거의 '박주영 발언'에 대한 속내를 짐작할 수 있는 힌트라고 볼 수 있다.
16일 <스포츠동아>에 따르면 박주영과 아스널의 계약기간이 내년 6월이 아닌 2015년 6월까지 인것으로 확인됐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1년이 더 남은 셈이다.
한 축구 관계자는 "아스널의 원칙은 간단하다. 무조건 이적이다. 임대에는 관심이 없다. 더욱이 박주영의 연봉은 150만 유로(우리 돈 약 21억 원)에 달한다. 아스널 웽거 감독은 월드컵 출전이 유력한 박주영을 제 값 받고 팔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아스널은 박주영을 AS모나코로부터 영입하며 350만 유로(우리 돈 약 50억5000만 원)를 모나코에 지급했고, 한국의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박주영이 병역 면제를 받자 300만 유로(우리 돈 약 43억 원)를 추가로 지급, 총 650만 유로를 모나코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아스널의 입장에서는 박주영이 내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최소한 이적료에 관한 한 '본전치기' 정도는 해서 박주영을 다른 팀으로 완전이적 시키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아스널의 생각대로 정상적이라면 박주영의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유력하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라면 박주영의 월드컵 출전은 불투명하다. 대표팀 발탁에 관한 '홍명보 원칙'에 박주영이 부합하는 상황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팀 발탁을 위한 '홍명보 원칙'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박주영이 아스널에서 꾸준히 출전기회를 얻으며 정상적인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박주영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고 아스널에서도 기회를 얻지 못한한 채 계약기간을 그냥 흘려보낸다면 박주영 개인에게도 손해지만 아스널은 이적료 한 푼도 없이 박주영을 이적시키는 더욱 더 속이 쓰릴 만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결국 벵거 감독이 박주영을 어떤 형태로든 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적 환경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브라질 월드컵을 1년여 앞둔 현 시점이다.
박주영의 매니저 DH스포츠 김동호 대표에 따르면 박주영은 그 동안 아스널에서 출전을 목표로 꾸준히 훈련을 해 왔고 몸도 많이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몸 상태도 많이 올라와서 개인적으로도 경쟁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벵거 감독의 언급대로 박주영이 몸 상태가 100%로 올라온 이후 10월 중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11월 유럽에서 있을 홍명보호와 벨기에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의 모습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당장 다음달에 있을 말리,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박주영을 부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스스로 대표팀 선수 발탁 원칙을 깨는 것이라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10월 중 벵거 감독이 박주영에게 출전기회를 주는 상황에 따라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딱히 리그 경기가 아닐지라도 리그컵 대회나 FA컵 대회라도 박주영이 출전기회를 얻고 그 기회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할 수 있다면 박주영에게나 홍명보호에게나, 그리고 아스널에게도 모두 고무적인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임재훈 객원기자, 스포토픽(http://www.sportopic.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