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A매치 개최' 서울vs지방, 흥행 성적표는?

by

1만3624명 vs 4만723명.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극과 극이었다. 4일 간격으로 벌어진 두 번의 A매치가 흥행 '참패'와 흥행 '대박'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인천에서 열린 아이티전은 참담한 기록을 남겼다. 2000년 이후 A매치 최저 관중이 입장했다. 크로아티아전이 열린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4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운집해 서울에서 열린 A매치 못지 않은 열기를 보여줬다.

같은 A대표팀의 경기인데 두 도시의 축구 열기는 왜 확연히 차이가 났을까. 먼저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크로아티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8위다. 아이티는 FIFA 랭킹이 74위다. 한국(56위)보다 높고 낮은 팀의 인지도 차이는 인정한다. 또 경기장 규모(인천축구전용경기장:2만300명, 전주월드컵경기장:4만2477명)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좌석점유율에서 인천은 약 67%에 그쳤고, 전주는 약 96%에 이르렀다. 인천시의 인구는 300만에 육박하고, 전주시는 인근 완주시의 인구를 합쳐도 70만명 규모인데 말이다. 상대팀과 경기장 규모를 감안한다해도 두 도시의 A매치 관중수 차이에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A매치를 개최한 두 도시의 노력 차이였다. 인천에서는 발을 돌린 '손님'들이 즐비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주차장 규모가 작아 관중들이 불편을 겪었다. 홍보를 비롯한 경기 운영 전반에서도 인천시측의 지원이 미흡했다. 반면 크로아티아전을 개최한 전주시측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졌다. 전주 시내 곳곳에 대형 입간판을 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렸고 시내버스의 연장 운행을 결정했다. 4개 중대, 200여명의 경찰을 파견해 교통 및 관중 관리에 힘을 쏟았고, 경찰의 협조하에 노상에 주차공간을 마련했다. 또 전북축구협회는 무료 셔틀버스 40대를 운영해 관중들의 발이 되어줬다.

축구협회도 이 부분을 지적했다. 협회 관계자는 "축구협회는 개최 도시가 정해지면 경기 운영만 한다. 관중 관리 및 홍보 편의 제공은 개최 도시측의 지원이 이뤄줘야 하는데 인천과 전주의 지원 차이가 컸다"고 밝혔다.

지방 개최 지역마다 편차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대체로 지방 A매치의 관중수가 적은 것도 골치거리다. 축구협회는 2011년 6월부터 A매치 지방 개최를 적극 추진했다. 지방에 있는 축구팬들이 대표팀의 경기를 직접 관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현실이 이상을 따라주지 못했다. 인구 규모, 경기장 규모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2012년 이후 지방에서 열린 A매치와 서울에서 열린 A매치의 관중 규모는 큰 차이가 난다. 2012년 이후 인천 수원 화성(2회) 울산 안양 고양 전주 등 8차례 지방에서 개최된 A매치에는 총 22만57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경기당 약 2만7572명이다. 지난 6월 1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4만3343명의 운집해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열린 아이티전의 최소 관중이었다.

서울(서울월드컵경기장,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5차례 A매치에는 총 21만3301명이 운집했다. 경기당 약 4만2660명이다. 6월 11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에는 5만699명이 경기장을 메웠다. 최소 관중은 7월 20일에 열린 호주와의 동아시안컵 경기였다. 3만1571명이 입장했다. 흥행성적표를 살펴보면 서울에서 열린 A매치가 지방에 압승을 거뒀다.

관중의 호응이 있어야 지방개최의 지속성이 이뤄질 수 있다. 태극전사도 관중의 열띤 응원에 한 발 더 뛸 수 있다. 지방 지역에서 넘실거리는 응원 물결을 보고 싶다. 서울 못지 않은 뜨거운 열기를 느끼고 싶다. A매치 개최도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팬들의 '발걸음'이 필요해보인다. 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A매치가 개최되지 않은 도시에서도 대표팀의 경기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개최 도시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줘서 지방의 축구팬들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