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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 프랑스대표팀에 '헤어드라이어' 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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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이었다.

파트리스 에브라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지도 철학을 프랑스대표팀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퍼거슨 감독의 전매특허였던 '퍼거슨 헤어드라이어'를 에브라도 가동했다. 퍼거슨 헤어드라이어는 하프타임에 펼쳐지는 퍼거슨 감독의 호통을 말한다. 전반에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의 머리가 휘날릴 정도로 고함을 친다고 해서 이름붙여졌다.

에브라가 헤어드라이어를 가동한 것은 11일 벨라루스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I조 8차전 원정경기였다. 프랑스는 전반 32분 필리펜코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전반을 마쳤다. 휴고 요리스(토트넘) 골키퍼의 실책이 컸다. 선수들은 전반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이때 에브라가 나섰다. 이날 에브라는 벤치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베테랑으로서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퍼거슨 감독처럼 고함치지는 않았다. 선수들을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 이 상황을 기억하고 있는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는 "하프타임 에브라의 이야기는 우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한 연설이었다. 에브라는 '조2위를 차지하고 싶다면 후반에 새로운 면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리베리는 후반 2분 페널티킥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프랑스가 526분동안 이어오던 무득점 기록을 깨내버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올리비에 지루(아스널) 역시 "몇마디 말로 선수들을 자극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후반전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큰 실수를 했던 요리스는 "에브라의 말 덕분에 선수들 모두 더 좋은 모습으로 후반에 임했다"면서 "에브라는 진정한 리더다. 비록 경기장 위에 있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시간 우리와 함께 해주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작 당사자인 에브라는 무덤덤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힘든 밤이었다"고만 말하며 자리를 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