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은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 명함보다 오히려 '조두순 사건'의 성폭력 피해자인 '나영이 주치의'로 더 알려져 있다. 국내에는 드문 아동 심리 권위자인 신의진 의원은 전공을 살려 아동과 여성, 약자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 대선으로 바쁜 12월에도 당 대변인이라는 직책을 잠시 접고, '도가니'의 실제 모델인 인화학교 피해자들을 위한 증언대에 올라 화제가 됐다. 또 의사로서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살린 아이와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관련된 서적을 10여 권이나 집필했다. 의사, 교수, 국회의원 거기에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는 두 아들을 기르기까지. 이 모든 걸 해낸 '엄마' 신의진을 만났다.
정리=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엄마는 물러설 수 없다. 틱 장애를 같이 이겨내다.
박경림(이하 박)-인터뷰 전에 직접 쓴 책을 찾아봤는데, 우리 집에 세 권이 있더라고요. '아이심리백과' 시리즈같은 경우는 엄마들 사이에 바이블로 통하는데요. 그래서 정치인을 만난다는 느낌이 안들어요.
신의진(이하 신)-저도 어색합니다. 아직 정신과 의사로서 산 시간이 더 길어서요. 또 책이 나오는데요. 요즘 스마트폰 중독이 심해서 그와 관련한 부모용 책이 9월에 나옵니다. 국회에 들어와서 그 내용을 가지고 입법 활동도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사실 육아 서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저는 보건 복지가 주전공입니다. 그래서 복지 문제에 대해서 비판적인 칼날을 가지려고 노력하다보니 문제를 제기할 것들이 많더라고요.
박-우선 신의진의 노력과 꿈에 대해 물어봐야겠어요. 사실 예전에 소아정신과는 보편적인 분야는 아니지 않았나요?
신-의과 대학에 와서 인턴을 마치고, 세부 전공을 정할 때 정신과를 택했었죠. 그 뒤로는 개업을 하거나 자기 길을 가는데, 소아정신과는 2년을 더 공부해야 하더라고요. 자기 표현에 서툰 아이들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공부를 해야하는 거죠. 저는 운 좋게도 미국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국내에서 배우는 것보다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었어요.
박-꽤 오래 공부를 했겠는데요. 스무 살부터 그럼 언제까지죠?
신-서른다섯 살까지 공부만 했으니까 15년 동안이네요. 하하. 가방 끈이 긴 편이죠.
박-전 쓰신 책 중에 '현명한 부모가 아이를 느리게 키운다'란 책을 감명깊게 읽었거든요. 거기에 보면 '거짓말을 해도 야단치지 마라', '숙제는 엄마가 대신 해줘라', '일부러 실수를 하게 만들어라' 등의 내용이 나오는데요. 전 해당되는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해야 하나요?
신-정말 필요한 말들인데요. 실제로 부모들은 그 반대로 하죠.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같이 울고, 사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그때 제가 어린 나이에 디스크 수술을 하게 돼 한달 정도 의사 일을 쉬면서 썼던 건데요. 꼭 필요한 말이라 생각했거든요.
박-젊은 나이에 디스크 수술을 했네요.
신-아들이 두 명이 있는데 별난 아이들이었어요. 두 아이가 4년 차이인데, 하향 평준화죠. 동생이 업히면 형이 안아달라고 하고, 일종의 '엄마 직업병'으로 생긴 디스크였어요.
박-워킹맘으로 바빴을 텐데 정말 대단하네요. 사실 큰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틱 장애로 8년을 앓았다고 하던데요.
신-인생의 일이라는 게 원하는 대로 가진 않잖아요. 정말 바쁠 때였는데 다른 사람이 그런 길로 간다고 하면 말렸을 거여요. 하지만 아기 엄마인데 물러설 수 없잖아요. 의대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고, 가르쳐야하고, 연구도 해야 하는데요. 거기에 집에 오면 집안일에 정신이 없잖아요. 시간 관리와 자기 절제를 그때 배웠어요. 하루에 4시간만 자고, 버텼죠.
박-큰 아들이 이제는 틱 장애를 앓지 않는 거죠? 의사 엄마 덕을 봤네요.
신-아무래도 소아정신과 의사가 엄마니까 덕을 봤죠. 사실 큰 아들이 틱 장애가 있었다고 공개하는 데 대해 누군가는 '그런 것을 공개해도 되느냐'고 걱정하기도 하세요. 하지만 틱 장애는 고칠 수 있는 병이에요. 만 15세가 되면 증상이 줄어들어요. 물론 약물 치료도 병행했죠.
박-틱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들이 있을까요?
신-틱 장애가 있다고 '하지 말라'고 야단을 많이 치거나 하면 안 좋은 영향을 끼쳐요. 틱이 더 심해지고, 자아상이 나빠져요. 그건 평생을 지배하거든요. 아이가 평생 자신감을 가지고 성공할 기회를 막는 거예요. 그럴 때는 참을 인을 마음에 새기세요.
박- 혼내기보다는 지켜보거나, 필요하면 약을 처방하라는 말인거죠. 너무 좋은 정보가 된 것 같아요. 저희 아기도 어려서 눈을 계속 깜빡이더라고요. 그래서 '깜빡이지마'라고 했었는데, 그럴수록 더해서 다음부터는 그냥 못본 척 했어요.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나아지더라고요.
신- 정말 좋은 엄마세요. 틱이라는 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심해지거든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가 많으니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지켜봐주세요. (2편에 계속)
▶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이 말하는 틱 장애 아동을 다루는 법
- 우선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주의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 자주 눈을 깜빡이거나 틱 증상이 보이면 병원에 가라
- 무조건 하지 말라고 야단치는 것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인내하고 기다려라
- 틱 장애가 심각한 질병이 아니고 고칠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줘서 마음을 편하게 하라.
절대, 자신이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 심각할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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