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스플릿 그룹A의 빡빡한 초반 일정이 부산의 FA컵 우승 로드에 찬물을 끼얹을까.
부산은 8일 안방에서 FC서울과 클래식 그룹A 첫 경기를 치렀다. 헛심만 켰다. 0대0으로 비겼다. 쉴 틈이 없었다. 부산 선수단은 곧바로 수원행 버스에 올라야 했다. 11일 수원과 클래식 그룹A 두 번째 경기가 예정돼 있다.
사실 부산은 그룹A 팀(포항, 울산, 전북, 서울, 인천, 수원)들과의 맞대결이 크게 두렵지 않다. 스플릿 전 그룹A에 살아남은 7개 팀간 상대 전적에서 승점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6승4무2패로 승점 20점을 따냈다. 천당과 지옥의 문이 열린 1일에도 포항을 2대1로 제압했다. 후반 추가시간 주장 박용호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극적으로 그룹A 생존에 성공했다.
부산이 걱정하는 것은 FA컵 준결승이다. 부산은 15일 전북과 FA컵 결승행 티켓을 놓고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수원전이 끝난 뒤 부산으로 내려와 홈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흘간의 휴식시간이 주어지지만 일정상 아쉬움이 남는다. FA컵 4강 무대에 오른 부산, 전북, 제주, 포항의 28라운드 경기는 연기했어도 무방하다. 특히 클래식 경기에서 선수들이 부상이라도 할 경우 전력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9년 만에 FA컵 우승을 바라보는 부산은 스쿼드가 두텁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또 다시 윤성효 부산 감독의 선수 운용에 대한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윤 감독은 올시즌 젊은 선수들을 적극 중용하면서도 구단이 바라던 성과를 냈다. 그룹A 생존과 FA컵 준결승이다. 무엇보다 FA컵에서 두 차례만 더 승리하면 내년시즌 아시아챔피언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게 된다. 저비용 고효율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부산은 현재 후반기 원톱으로 제 몫을 해준 윤동민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활용에 숨통이 틔였다. 또 중원 전력도 좀 더 보강됐다. 부산 유스 출신 김지민도 가세했다. 이들은 FA컵 우승 로드를 달리는 부산에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