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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발렌틴, 쳐서는 안될 공까지 홈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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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프로야구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야쿠르트의 외국인 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충격의 54호포를 쏘아올렸다.

발렌틴은 10일 홈인 진구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홈경기서 1회말 상대 선발 마에다 겐타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포를 날렸다. 발렌틴은 이로써 일본프로야구에서 5번째로 54개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이제 지난 64년 요미우리의 오사다하루가 처음으로 세웠고, 2001년 긴테쓰의 로즈와 2002년 세이부의 카브레라가 타이기록에 그쳤던 일본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55개에 단 1개차로 육박했다.

역대 가장 빠른 홈런 페이스. 이전엔 로즈가 기록한 128경기였으나 발렌틴은 121경기째에 54개의 홈런을 날렸다. 야쿠르트는 아직도 23경기나 남아있어 발렌틴은 타이기록을 넘어 일본 신기록과 함께 이승엽(삼성)이 가지고 있는 56개의 아시아신기록까지 넘어설 수 있는 페이스다.

다른 타자들이 치기 힘든 공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과 파워를 보였다.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마에다는 발렌틴의 헛스윙을 유도하기 위해 151㎞의 강속구를 가운데 높게 던졌다. 포수가 반쯤 일어나서 잡으려고 할 정도로 높은 공. 높은 공이 잘보여 방망이가 잘 나간다고 해도 웬만한 타자라면 볼임을 알고 치지 않거나 휘둘러도 헛스윙, 쳐도 큰 타구가 나오지 않을 듯한 코스였다. 하지만 발렌틴이 친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었다.

예전 로즈와 카브레라의 경우엔 상대가 기록 경신을 우려해 정면승부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 발렌틴의 경우는 다르다. 모두가 정면승부를 선언해 발렌틴에겐 좋은 기회가 왔다.

야쿠르트는 발렌틴에게 물질적인 동기 부여도 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1일 야쿠르트의 기누가사 쓰요시 구단 사장이 10일 경기후 발렌틴에게 56호 홈런 신기록을 세우면 500만엔을 보너스로 줄 것을 직접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