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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1.5군' 크로아티아, '팀'이라 더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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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크로아티아전은 '충격과 공포'였다.

당시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은 한국과 크로아티아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모두 불러모아 진검승부를 펼쳤다. 고개를 숙였다. 0대4의 참패였다. 크로아티아는 마리오 만주키치(바에이른 뮌헨)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니키차 옐라비치(에버턴) 등 유럽 정상급의 공격진을 앞세워 한국을 유린했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에서 한국은 47위, 크로아티아가 9위였다. 랭킹 차이를 감안해도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참혹했다.

한국이 이번에는 안방으로 크로아티아를 불러들였다. 그 사이 랭킹 차이는 더 벌어졌다. 한국이 FIFA랭킹 56위로 추락한 반면, 크로아티아는 8위로 한계단 올라섰다. 그러나 2월과 9월의 크로아티아 팀은 질적으로 달랐다. 이고르 스티마치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은 7일 세르비아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을 마친 뒤 16명만을 데리고 방한했다. 눈에 익은 이름들이 없었다. 모드리치 , 만주키치, 옐라비치, 이비차 올리치(볼프스부르크) 등 크로아티아가 자랑하는 정상급 선수들이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티마치 감독은 부상 및 빡빡한 경기 일정, 소속팀 적응 등을 배려해 이들을 제외했다고 했다. 주장인 다리오 스르나(샤크타르 도네츠크) 와 이반 라키티치(세비야) 에두아르두(샤크타르 도네츠크) 등이 포함되긴 했지만 최상의 전력은 아니었다. 사실상 1.5군에 가까웠다.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5군 크로아티아'의 전력이 공개됐다. FIFA랭킹 8위의 위용은 개인 능력으로 이뤄진게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이 빠졌어도 크로아티아 '팀'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파워풀한 압박과 공간 활용으로 홍명보호를 압도했다. 완벽한 세트플레이는 '잘 준비된 팀'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모드리치 대신 중원에 자리한 라키티치는 순간 전방으로 찔러주는 전진 패스로 한국 수비진을 수차례 흔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칼리니치는 수비진영부터 공격 전개를 이끌며 놀라운 활동력을 선보였다. 특히 조직적인 움직임과 압박이 돋보였다. 공격시 수비라인과 미드필드, 공격라인이 동시에 전진을 하며 홍명보호를 압박했다. 한국이 공을 소유하면 2명이 강력한 압박을 펼쳐 끝내 볼을 따냈다. 위기 관리 능력과 파괴력도 톱클래스 수준이었다. 후반 초반에 손흥민과 이청용을 이용한 한국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한국이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의 수비 조직력이 순간 흐트러진 사이 두 번의 헤딩으로 승부를 갈랐다.

1.5군은 겉으로 보여진 모습에 불과했다. '팀' 크로아티아가 유럽 강호의 매운맛을 홍명보호 앞에서 확실하게 증명했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