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과 달랐다.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축구 잔치가 펼쳐졌다.
경기 시작 서너시간전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오후 2시부터 발매하는 현장 판매표 3000장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었다. 경기 시작 2시간전에는 1만5000원짜리 3등석이 매진됐다. 경기장 주변에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암표상도 눈에 띄었다. 동쪽 광장에는 포장마차들이 들어섰다. 관중들은 경기 전 포장마차에서 맥주와 함께 닭꼬치와 어묵 등을 먹으며 잔치를 즐겼다.
경기 시작전 A대표팀 서포터인 붉은악마는 '국가대표의 젓줄 K-리그를 사랑합시다'와 '즐겨라 대한민국'이라는 걸개를 펼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는 전관중이 한목소리로 부르며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전반 경기는 답답했다. 그래도 경기장을 찾은 4만723명의 관중들은 경기 내내 환호를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컸다. 정성룡과 수비수들의 선방이 이어질 때는 크나큰 함성으로 힘을 보탰다.
후반 들어 한국은 크로아티아를 몰아쳤다. 초반부터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졌다. 손흥민과 이청용의 날카로운 슈팅이 나오자 경기장은 함성소리로 떠나갈 듯 했다.
후반 19분 도마고이 비다에게 선제골을 내주었다. 관중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힘을 내라 한국"이라는 구호에 맞추어서 입을 모았다. 추가골도 내주었다. 그래도 관중들의 입에서 응원이 떠나지 않았다.
패배했지만 관중들은 상관없었다. 고개를 숙인 선수들에게 박수로 힘을 실어주었다. 막판 이근호의 헤딩골에 만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말 그대로 축구 잔칫날이었다. 전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