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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고발]통신업계, LTE주파수 축제보다 소비자불만 신경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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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 결과를 놓고 표면적으로는 SK텔레콤과 KT, LGU+ 3사 모두 "우리가 승자"라고 말한다.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마스터플랜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더 빠른 무선 데이터 통신에 대한 '속도 전면전'.

하지만 이동통신사들이 내놓고 있는 무선망 속도 올리기가 과연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장 절실한 것 영순위'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 LTE속도만도 충분히 빠르다고 느끼는 이들이 상당수다.

마케팅 수단으로서의 '더 빠른 속도'에 파묻힌 근본적인 소비자 불만과 민원은 그대로다. 이동통신사간의 마케팅 과열 경쟁으로 인한 무리한 고객 유치, 이에 따른 명의 도용, 보조금 현혹, 위약금 문제 등 크고 작은 잡음은 그대로다.

스포츠조선이 운영중인 소비자경제 온라인 매체인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에는 이동통신 관련 민원이 가장 많다. 8월 들어 이통통신 민원의 빈도수는 더 잦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은 통화품질 불만이다. 그 다음으로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요금체계 관련, 계약 약관 위반 등이 뒤를 잇는다.

인천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는 SK텔레콤 가입자인데 직장내에서 휴대폰 사용에 불편함이 많다. 김씨는 "LTE 데이터 네트워크가 저절로 꺼지고 웹서핑도 원활하지 않다. 통화도 잘 안될 때도 많다"며 민원 글을 올렸다. 자신의 삼성 휴대폰에는 이상이 없었고, SK텔레콤 설치 기사가 통화품질 문제점을 시인한 뒤 중계기를 손보기도 하고 안테나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지만 큰 도움이 안됐다. SK고객센터에서는 '더 이상 도와줄 것이 없다'는 답답한 대답만 반복한다. 독도에서도 터지고, 연평도에서도 터지지만 수도권에 아직 음영지대가 존재하는 셈이다. 중계기가 많아지고 통신방식이 복잡해지면서 주파수 간섭현상이 늘었다고는 해도 쉽게 설명 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씨는 "매달 비싼 휴대폰 요금이 나가지만 이대로 '나몰라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권모씨는 최근 명의도용으로 LGU+대리점에서 휴대폰이 개통돼 어려움을 겪었다. 강력한 항의로 명의도용으로 인한 부당가입 직권해지 처리가 됐다. 하지만 이후 명의도용된 그 폰으로 휴대폰 인증방식과 신분증발급일자로 또다시 SK텔레콤폰이 인터넷 개통돼 낭패를 겪었다. 권씨는 "SK텔레콤에 명의도용 신고접수를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기각처리 됐다는 문자가 왔다. SK텔레콤측은 '절차상 아무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억울해 했다.

파격적인 할인가로 휴대폰을 개통해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믿고 개통을 한 뒤 미리 고지받지 못한 기간 약정이나 이후 위약금 대납 약속을 어긴 경우는 부지기수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실시한 시장주도사업자 단독 영업정지 처분(KT에 대해 1주일 단독영업정지)이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는 있지만 시장 과당경쟁 흐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KT는 일찌감치 광대역 LTE 서비스를 이달중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도 질세라 지난 5일 연내 수도권 광대역 LTE 서비스를 공표했다. LGU+도 올해 안으로 광대역 LTE를 서둘러 서비스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주파수(KT), 보조 주파수(SKT) 등 3사 마다 입장은 다르지만 조금이라도 뒤처지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 총력 투자와 마케팅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싸움이 판도 변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본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요금인상요인은 둘째 문제다. 과열 마케팅은 부작용을 낳는다. 소비자 보호는 또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