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8월 이후 18승1무8패(승률 0.692)의 엄청난 성적으로 4위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SK의 장점은 튼튼한 마운드에 있다. 평균자책점이 3.07로 당당 1위. 타선은 그동안 2할7푼1리로 두산(0.294) 삼성(0.280) LG(0.276)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시즌 타율(0.264)보다 조금 높은 정도다.
그러나 SK 타선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다. 중요한 순간에 대타 작전이 절묘하게 들어맞기 때문이다. 8월 이후 SK의 대타 타율은 3할1푼8리(22타수 7안타)였다. 전체 타율보다 높다. 두산이나 LG(이상 0.333)처럼 SK보다 대타성공률이 더 높은 팀도 있었다. 하지만 SK엔 뇌리에 박힐 정도로 절묘하게 대타 작전이 성공해 승리를 가져간 경기가 많았다.
지난 7일 인천 NC전서 대타 박재상이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1-3으로 뒤진 7회말. 선두 김상현 타석에서 이만수 감독은 박재상을 대타로 냈다. 선두타자로 출루를 원한 상황. 박재상은 임창민으로부터 우월 솔로포로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박재상의 홈런에 분위기를 바꾼 SK는 8회말 최 정의 홈런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0회말 김강민의 끝내기 안타로 4대3의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3일 LG와의 경기서도 대타의 힘이 컸다. 2-3으로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만들어낸 1사 만루의 찬스. LG가 아꼈던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리자 이 감독은 왼손타자인 한동민 대신 안치용을 대타로 냈다. 안치용은 2군에서 머물다가 9월 확대엔트리 때 1군에 진입했고 이때가 첫 타석이었다. 봉중근이 더 유리한 상황으로 보였지만 안치용은 봉중근을 두들겨 역전 2타점 좌전안타를 날리며 '난세영웅'의 칭호가 아깝지 않게 했다.
SK에서 최고의 대타는 한동민이다. 8월이후 총 7차례 대타로 나서 두번의 볼넷과 함께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타점이 모두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20일 대구 삼성전서 6-2로 앞선 8회초 1번 정근우의 대타로 들어서 쐐기 투런포를 터뜨렸던 한동민은 29일 인천 삼성전서는 0-1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서 대타로 나서 삼성의 특급 구원투수 안지만으로부터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끝에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이후 안지만이 흔들렸고 정근우의 안타와 조동화의 3루타가 터지며 순식간에 5-1로 앞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5일 부산 롯데전서는 1점차의 불안한 리드에서 쐐기타를 터뜨렸다. 4-3으로 앞선 8회초 1사 3루서 깨끗한 1타점 우전안타를 날린 것. 특히 무사 1,3루서 1루주자 김재현이 2루 도루에 실패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한동민이 곧바로 꼭 필요한 안타를 날렸다.
지난달 11일 인천 롯데전서는 대수비로 나와 첫타석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3-3 동점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깨끗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은 것.
중요한 순간에서의 집중력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SK의 가을 DNA는 대타 작전에서도 빛을 발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8월이후 각 구단별 대타 성공률
팀=타수=안타=타율
두산=24타수=8안타=0.333
LG=30타수=10안타=0.333
SK=22타수=7안타=0.318
KIA=28타수=8안타=0.286
넥센=23타수=6안타=0.261
롯데=32타수=8안타=0.250
한화=47타수=11안타=0.234
NC=27타수=5안타=0.185
삼성=39타수=5안타=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