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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사이클로 본 순위싸움, 넥센-삼성 극과 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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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을 쥐고 레이스를 끌어가는 절대강자가 없다. 정규시즌 종료가 코 앞인데 아직까지 1~4위 순위경쟁은 오리무중이다. 1위 LG 트윈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의 격차가 3게임에 불과하다. 1~4위 네 팀이 17~1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유례가 없는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동안 3~4위를 멀리 떼어두고 선두경쟁을 해온 LG, 삼성이 주춤하고, 두산과 히어로즈가 뚝심을 발휘하면서 피말리는 순위싸움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3위 두산은 물론, 4위 히어로즈까지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 선수 개인과 마찬가지로 팀에도 사이클이 있다. 투타 밸런스가 잘 맞다가도 어느 한순간 균형이 깨질 수가 있다. 신나게 상승세를 타다가 느닷없이 무너지기도 하고, 힘차게 바닥을 때리고 급반등을 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상위권 네 팀의 팀 사이클을 보면 안갯속 정세를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10경기 기록을 살펴보자. 히어로즈의 상승세, 삼성의 부진이 수치로 금방 눈에 들어온다.

8월말부터 지난 주말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히어로즈는 8승2패, 승률 8할을 기록했다.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연승 중이다. 지난 주말 3위 두산에 2연승을 거두며 벌떡 일어섰다.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이 홈런포를 가동하고, 중심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거침없이 상대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히어로즈는 이 기간에 팀 타율 2할8푼1리, 8홈런, 45득점을 마크했다.

반면,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로 승보다 패가 더 많았다. 지난 8월 27~28일 NC 다이노스전과 9월 3~4일 KIA 타이거즈전을 모두 내준 게 뼈아팠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삼성은 NC에 10승1무2패, KIA에 12승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이들 두 팀을 상대로 확실하게 승리를 챙기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왔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홍역을 치렀다. 이 기간 삼성의 팀 타율은 2할5푼2리, 팀 평균자책점 3.93. 팀 타율과 팀 평균자책점 모두 4강 팀 중 꼴찌다.

히어로즈와 여러 면에서 극명하게 대조가 되는 삼성이다. 시즌 중반부터 안정감을 잃고 흔들렸던 히어로즈는 최근 10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시즌 팀 평균자책점이 4.24인걸 감안하면 놀라운 변화다. 선발 투수들이 경기 초반 자주 무너져 힘든 경기가 많았는데, 문성현과 오재영이 가세하면서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외국인 선수 브랜드 나이트, 밴헤켄이 여전히 들쭉날쭉하지만 전반기 보다는 나아졌다는 게 염경엽 감독의 설명이다.

두산 또한 7승3패로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지난 주말 히어로즈전 2연패가 아쉬웠다. 7연승 행진도 히어로즈를 만나 브레이크가 걸렸다. 팀 타율 1위인 두산의 공격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최근 10경기 팀 타율이 무려 2할9푼3리였고, 8홈런, 54득점을 기록했다. 팀 타율과 득점은 1~4위 팀 중 최고였고, 팀 홈런은 8개로 히어로즈와 같았다. 그러나 시즌 막판 거의 모든 팀들이 겪고 있는 것처럼 지친 마운드가 불안 요소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3.03으로 준수했으나, 공격에서 힘이 빠진 모습이다. 팀 타율 2할6푼에 3홈런, 33득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LG가 이전과는 달리 선수층이 두터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1~4위팀 최근 10경기 성적

순위=팀명=승패=평균자책점=타율=득점=홈런

1=LG=5승5패=3.03=0.260=33=3

2=삼성=4승6패=3.93=0.252=33=3

3=두산=7승3패=3.48=0.293=54=8

4=넥센=8승2패=2.18=0.281=45=8